작가의 한결같은 부단함으로 담아낸 산수화를 경험하고 여유롭고 잔잔히 흐르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자리로 꾸려진다.
작가는 전통 수묵화 기법을 바탕으로 현장을 스케치하여 우리의 산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40여 년이 넘도록 산을 바라보고 그 흔적을 남겨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색의 날’(2023)을 비롯, 30여 점의 산수화를 선보인다.
진지하고 끈질긴 태도로 자연을 대하는 작가는 산에 직접 찾아가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 그 자리에 오래 머무르며 산을 바라보고 느낀다.
바로 이같은과정에서 작가는 “산과 대화하며 항상 새로움과 낯섦을 느낀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작가 특유의 보편적인 원근법을 반전(反轉)한 듯한 산의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작가는 멀리 있는 대상을 진하게 그려내고 가까이 있는 대상을 오히려 아기자기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감상자로 하여금 화폭 속으로 시선을 끌어들임으로써 입체감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원근법과는 다른 작가의 이러한 화면 구성은 그가 자연과 ‘대화’하며 체득한 표현이다. 실경을 그려내기 위해 산을 오래도록 지켜봐 온 그가 “먼 산이 진하고, 가까운 산이 희미하게 보이는 경우”를 포착한 것이, 작가를 통해 발현된 것이다.
“그림이 되겠다 싶은 곳이 있으면 여러 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에 걸쳐 그곳을 찾아간다. (중략) 새벽과 해질녘, 비가 오는 날, 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맑은 날에도 찾아가 풍경과 느낌을 마음에 담고 영감이 왔을 때 비로소 붓을 잡는다”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열세 번째 개인전이며, 이밖에 ‘전북수묵화회전’(익산예술의전당, 익산), ‘전주는 풍류다(風流多)’(청목미술관, 전주) 등을 비롯, 다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라북도미술대전’ 등의 공모전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2011년에는 ‘전북위상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전라북도미술대전 운영위원장(2012)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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