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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토리

진리를 깨달은 수행자 '나한' 전주에서 만나다

 

<새전북신문>  진리를 깨달은 수행자 '나한' 전주에서 만나다

나한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으나, 부처가 열반에 든 뒤 미륵불이 나타날 때까지 이 세상에 머물며 불법을 수호하도록 위임받은 제자들이다. 나한은 신통력으로 중생을 이롭게 해주었고, 옛 사람들은 나한에게 공양하면 현실의 바람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29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특별전 ‘깨달은 수행자, 나한: 전라도와 강원도 나한의 만남’을 갖는다.
남원 실상사 서진암 나한상 등 모두 90점의 불교 나한상을 전시, 수행을 통해 완전한 자유에 이른 나한의 다양한 모습을 석조 나한상으로 만날 수 있다.
부처의 가르침에 마음을 다한 수행으로 아무 괴로움도 없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던 불제자들을 일컫는 나한은 깨달음을 얻은 후에도 열반에 드는 것을 미루고 중생 곁에 머물며, 불법(佛法)을 지키고 모든 사람들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도록 보살폈다.  
전시는 고려와 조선시대의 강원도와 전라도의 석조 나한상을 한자리에 모았다. 나한은 부처와 보살에 비해 도상의 법식에서 자유로워 얼굴과 자세 표현도 다채롭다. 
강원도 영월 창령사(蒼嶺寺) 터 오백나한상(국립춘천박물관 소장)은 지난 2001년 영월의 절터에서 발견, 오묘한 표정에도 해탈한 성자의 편안한 모습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 부산박물관, 호주 파워하우스 뮤지엄에도 전시됐다.  
전라도 나한상들도 남다른 조형미와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다. 서봉사(瑞峯寺) 터 나한상(국립부여박물관 소장)의 미소년을 닮은 말끔한 미소, 불회사(佛會寺) 나한상(국립광주박물관 소장)의 생각에 잠긴 얼굴들, 실상사 서진암 나한상의 굳건함 등 지역별로 사용했던 석재와 조각 솜씨의 차이에 따라 나한상의 다양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전시회엔 나한의 깨달음을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 영상을 상영한다.  12월 6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나한을 주제로 한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열린다. 
홍진근 전주박물관장은 “고독한 수행으로 해탈에 이르고도, 다시 중생을 향해 손을 내밀었던 나한과 마주하며 마음의 위안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