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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전북 정치권, 변방에 내몰렸다

 

더불어민주당 8·28전당대회가 막바지로 달리고 있다.한쪽에서는 역대급 득표율을 말하고 있고, 또 다른 쪽은 최하위 투율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북을 비롯한 호남의 외면이다. 호남의 무관심은 여러 가지 수치로 나타난다. 이재명 후보 지지층만 사실상 결집한 전당대회라는 평가 속에 투표 권리를 행사한 도내 권리 당원 역시 3명 가운데 1명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전북 권리당원 선거인단 157,572명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당원은 53,682(34.07%)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전남 37.52%, 광주 34.18%였다. 세 지역 평균 투표율은 35.49%, 전국 평균 투표율 36.43%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급기야 최고위원 후보 사퇴까지 이어졌다.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전북 남원출신 윤영찬 의원은 22일 사퇴의사를 밝히며 "우리 당 뿌리인 전북과 광주 전남 등 호남 지역의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을 향한 경고 차원이고 그만큼 우리가 병들었다는 증거"라고 했다. 사실상 이재명 당대표와 친이재명계최고위원 후보들이 독주하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호남의 무관심을 걱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수출신 박용진 대표 후보는 "전북 최종 투표율이 30% 초반에 머무른 점이 아쉽고 우려스럽다.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실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도 있다"고 했다. 전북 지역 정치권에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8년 가까이 선출직 최고위원도 내지 못하는 등 변방만 맴돌고 있다. 계파 중심의 당내 역학 관계속에서 존재감이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호남에선 유일하게 송갑석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드문드문 최고위원이 나왔지만 지명직이나 여성 몫으로 할당된 경우였다. 국민의당과 분당, 그에 따른 초선 중심의 현 지역 정치지형으로 중량감이나 구심점이 없었던 것이 한 원인이다. 민주당 내에서 더 이상 호남이라는 정치적인 바운더리가 당권이라든지 대권 후보를 잡는 보증수표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2년 뒤 총선에서 국회의원 정수 획정 등 정치적 의제 선점, 지역 현안 해결과 중앙정부 예산확보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우려는 커진 셈이다. 텃밭임을 자부하는 민주당 내에서조차 변방으로 내몰려 약화되고만 있는 지역 정치권, 이번 전당대회는 민주당의 '혁신, 쇄신'이란 과제와 지역 정치력과 존재감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지만 수준 이하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 대선 승리로 정운천 도당위원장,이용호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서 중용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당 비대위 속에 호남 인사가 단 한명도 참여하지 않는 등 특정 세력 중심 구도와 운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8.28 민주당 전대를 계기로 호남 정치가 새로운 위상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전북의 차세대 정치 거목을 찾아 키우는 일이 이제 다급한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