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북스토리

전북, 목조 건축문화재 흰개미 습격을 막아야

전북 목조건축문화재가 흰개미 습격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 학술지 ‘문화재’ 제96권에 실린 ‘국가지정 목조건축문화재의 흰개미 피해 현황 분석’ 연구보고서에서 김시현 국립문화재연구원 학예연구사·정용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유산대학원 문화재수리기술학과 교수는 국내 목조 건축문화재 상당수가 흰개미로 인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전북은 탐지견으로 흰개미 피해를 확인한 국가지정 목조건축문화재 비율이 24건 가운데 23건에 달해 95.8%에 해당돼 피해가 심각했다. 육안조사에서도 54.2%인 13건에서 흰개미 피해가 확인됐다. 흰개미는 사회성 곤충의 일종으로 목조건축문화재의 주요 손상 원인 중 하나이다. 흰개미 피해는 문화재의 원형 가치와 구조적 안정성을 저해하므로 흰개미 피해가 발생하기 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지정 목조건축문화재 362건 1,104동을 대상으로 국립문화재연구원이 2016~2019년 실시한 ‘목조문화재 가해 생물종 조사’ 결과를 통해 각 문화재별 흰개미 피해 현황을 정성적·정량적으로 확인하고 지역별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362건 가운데 317건(87.6%)의 문화재에서 흰개미 탐지견의 반응이 확인됐으며, 185건(51.1%)에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흰개미 피해가 나타났고 두 방법(탐지견, 육안 조사) 중 하나라도피해가 확인된 대상은 324건(89.5%)으로 나타났다. 육안 피해는 수도권(32.1%)과 강원(21.4%)이 적고 충남권(65.6%), 전남(67.3%), 경남권(68.2%)이높은 피해율을 보였다. 각 지역별 분산분석 결과 전북·전남의 문화재들은 수도권·충북·경북권의 문화재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흰개미 피해 정도가 나타났다.
무차별적으로 나무를 갉아 먹는 흰개미떼로 인해 전북지역 주요 목조문화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흰개미는 주로 땅속에서 기둥을 따라 이동하면서 목부재(木部材)를 먹이로 이용하며 육안으로는 서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무 내부로 파고 들어가 갉아 먹지만, 겉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방치할 경우 건물·시설물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이런 흰개미로 인한 목조문화재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썩은 나무를 분해해 자연으로 되돌리는 흰개미는 생태계 측면에선 보탬이 되는 익충(益蟲)이다. 하지만 자연생태환경 변화로 숲이 줄어들자 ‘이미 죽은 나무인’ 목조문화재에까지 달려들고 있다. 지속적인 방제·예찰활동을 통해 지역의 소중한 유형문화 자산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도록 향후 문화재 보존관리 정책 수립에 있어 기존의 특정 건물이나 대상을 위주로 하는 방제에서 벗어나 모든 목조 건축 문화재를 대상으로 예방적인 흰개미 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