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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새만금 신공항 예정 부지서 ‘녹청자 유물’ 다수 발견

                            동여비고에 나타난 과거 해안선을 나타내는 군산 하제포구 주변의 ‘화산(花山)지명


새만금 신공항 계획 부지에서 고려말이나 조선 초기 만들어졌던 녹청자가 다수 발견됐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새만금 공항 예정부지인 수라갯벌에서 생물종 조사를 진행하던 중 2m 깊이로 수로를 파낸 모래더미에서 녹청자 여러점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발견된 도자기편 유물들은 고려 말~조선 초 서남해안(부안 변산 일대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됨) 일대에서 제작된 전형적인 민수용 녹청자 그릇편이다.
공동행동은 해무리굽 바닥에 모래와 포개어 구운 내화토비짐의 받침, 다양한 생활유물의 성격으로 보아 새만금 지역의 도자기사 규명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는 유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유물이 발견된 장소는 새만금 신공항 계획부지 북쪽 지점으로 남수라 마을과 약 1.1km 떨어진 지점이다. 이곳은 새만금 육상 태양광 부지의 물을 바다로 빼내기 위해 약 2년 전에 포크레인으로 모래를 파내며 수로를 만들었던 곳이다. 공동행동이 수질 조사를 위한 지표수를 빼내기 위해 2m 이상 파내자 해저(공유수면)에 묻혀 있던 도자기편들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유물은 서해 연안 수로를 통해 도자기 등을 개경과 서울 등으로 공납하는 과정에서 해상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침몰한 조운상선에 실려 있던 유물의 일부로 추정된다.
새만금 지역은 군산 외항 공단이 없었던 10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 개의 큰 강인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이 만나는 입지여건을 갖고 있었다. 이는 서해 해상로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며 여러 지역의 산물이 교류될 수 밖에 없는 지정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실제 지난해 12월 24일 군산 앞바다에서 해저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된 사례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유물 발견은 만경강 하구의 지정학적 조건으로 볼 때 선사시대→ 마한→ 백제→후삼국→고려→조선으로 이어지는 해운 및 국제해상 물류의 중요한 교류가 이곳을 통하여 이루어졌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일이다.
새만금 유역의 서해 해상로는 연안개발로 막히기 전 지금보다 더욱 수심이 깊었던 곳으로, (구)하제포구 주변의 경우 7~8m 이상의 수심으로 조운상선이 이동할 수 있었던 수심이었고, 물살이 강했던 곳이다.
공동행동은 “수라갯벌이 과거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매장유물 조사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매장유물은 지금의 해안선 기준이 아닌 과거 해안선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조사해야 한다. 2m 깊이 이상의 한 지점에서 고려 및 조선 초기 녹청자 여러점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빠진 매장문화재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지은 집행위원장은 “현재의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과거 해상무역의 중요유물과 문화재를 모두 사장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며 “수중의 경우 3차원 영상(EOS 3D시스템)을 통한 정밀조사 등의 방법으로 새만금 전체를 대상으로 면밀한 해양물리탐사를 실시하고, 수라갯벌과 같이 과거 수중이었으나 연안개발로 해류가 막혀 토사가 쌓인 지형 역시 유물과 매장문화재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야한다”고 말했다.(경향신문 등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