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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조령(문경새재)서 호랑이를 때려잡은 사나이

 

조령(문경새재)서 호랑이를 때려잡은 사낭이

조령박호행(鳥嶺搏虎行)-이형보(李馨溥)

'임인(1842)년 5월 하순에 같은 고을 김 아무개가 한 손님과 함께 이르렀는데 손님은 임씨였다.집은 익산이고 나이 63세인데도
얼굴과 머리가 주름 잡히거나 세지 않았다.
젊어 완력으로 칭송되었지만 항상 스스로 숨기고서 자랑치 않았다 한다.
새벽에 바람이 격자창에 불 때 새제의 일을 이야기 하는데 의기가 매우 씩씩했고 젊을 적 일이라 했다. 손님이 떠나자 장구를 짓는다.

壬寅五月下澣, 同州金某, 偕一客而至, 客林氏也. 家益山, 年六十三, 顔髮不凋皺. 少以膂力稱, 常自晦不衒云. 夜闌風欞, 話鳥嶺事, 氣義甚壯, 乃其少日事也. 客去, 作長句.

6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름살이 하나도 지지않았다고하는 것으로보아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암시할 수 있다. 그리고는 호랑이 잡은 이야기를 펼쳐갈 것을 알리며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경새재 험하다는 말은 어릴 적부터 들은 이야기다.

'내가 듣기로 새제는 어렸을 때부터
제엔 관문방어하는 곳으로 성과 망루 설치되어 있고
한 길 오르내리는 30리 길로
소나무와 노송나무로 낮에도 그늘져 범과 표범이 교만 떤다네.
아침에 먼 길 떠나는 나그네와 여윈 말 느리니
우렁찬 폭포소리 성낸 듯 울리고 바람은 쓸쓸히 부네.
문득 길가 돌벽 아래를 보니
행인들이 서로 모여 시끄러운 소리 낸다네.
준마 멈추고 물었지만 기꺼이 말해주질 않고
일제히 돌벽 향해 손가락으로 멀리 가리키네.
돌바위 올려 보니 몇 백척인지?
위에 아낙의 비단 옷 있네.
그제야 호랑이 만나 잡혀 간 줄 알았는데
다만 죽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 살았을 거란 생각들지 않았네.
나그네 이어 마부의 전대 바꿔 쓰고
몸을 돌려 튀어 오르는데 어찌나 건강하고도 날쌘지.
풀과 나무가 직물처럼 빼곡해 범은 어디 있나?
다만, 남은 옷조각 떨기 가지에 걸려 있네.
이윽고 범이 나와 포효하니
손으로 철 채찍을 끌어 머리와 허리를 가격하네.
벼랑 위에 넘어지는데 피가 흥건하여
맹수지만 고양이 잡듯 쉽게 하는 구나.
예방은 경황이 없는 중에도 더욱 엄하니
내려다 마부를 보고 부를 수 없네.
위아래로 매우 험준해 돌풍 같아
여자 머슴 가리켜 지휘하며 함께 한 가마로
손 맞잡고 걸어서 편안하고 천천히 오니
신인(神人)이 구름에서 내려오는 것인지 의심들 지경이네.
무리가 다투어 둘러싸 절하며 함께 감사하다 말하지만
의로 말미암은 것이지 기림을 요구한 건 아니라 전하네.
돌아가는 안장 뒤에 범 가죽 높이 거니
보는 사람들이 저자의 야교에 모인 것만 같네.
부인이 남매의 우의 맺자 요구하며 말했네.

“100세에 은혜 알길 오늘 아침처럼 하겠어요. 교남(嶠南, 영남) 아무개 고을의 마을에서 나고 자라 이번 걸음은 시아버지집 달려 가는 거였답니다.가마 멈추고 용변 보며 잠시 쉬려다가 어찌 백액호가 갑자기 달려들 걸 의도했겠습니까?
다행히 님의 의기 충만함을 만나 부모님 애간장 끓는 것 피하게 됐습니다.
충주 남한강가는 곧 저희 집이니 제를 내려가 어찌 여행하는 재갈을 나누어 따로 가리오?”

해마다 한결같이 집사람을 보내 이르니
천리길에 길 험하다 꺼리질 않네.
아들은 줄지어 두각을 드러냈고
사위는 성균관 들어가니 의표가 아름다웠다네.
기이한 복은 하늘도 또한 막을 수 없는데
잠시의 재앙은 따르며 곧 사라졌네.

유명한 학자의 제자 가운데
큰 체격에 힘이 세고
용감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제자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았고
스승을 헌신적으로 받들었습니다.
그런데 스승은 용감한 그 제자보다
몸도 약하고 나이도 어리지만
총명하고 덕이 있는 다른 제자를
더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평소에 이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던 힘센 제자가 어느 날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스승께서 어떤 나라의 대장군이 되어
전쟁을 해야 한다면 누구를 데리고 싸우시겠습니까?"

싸움터에 나간다면
스승이 자신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제자에게 스승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으려 하고
배도 없이 강을 건너려고 하는
목숨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무모한 사람과는
나는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신중하게 군사를 움직일 자와
나는 함께 할 것이다."

공자(孔子)와
그 제자였던 자로(子路)의 이야기입니다.

공자는 자신에게 헌신적이고 용감하기는 하지만 지혜가 부족했던 자로보다는
총명하고 덕을 갖추었던 안회(顔回)를
더 사랑했다고 하는데요.
그것에 불만을 갖고 있던 자로는
싸움터에서라면 내가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공자에게 물었다가
오히려 목숨조차 돌보지 않는 만용은
전쟁터에서조차 쓸데가 없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 이야기에서 '폭호빙하(暴虎憑河)'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용기는 있지만 머리가 없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흔히 쓰이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용기있는 사람은 어디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