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홍이 10일부터 23일까지 전주향교 앞 갤러리 한옥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그림을 시작한지 18년만에 갖는 자리다.
이는 두들링(doodling)전으로, 두들링(doodling)을 우리말로 하면 '낙서'다.
하지만 이런 식의 그림을 그리면서 작품활동을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도 있는데 그들을 보고 두들러라고 한다.
이렇게 뭔가 다양한 이미지를 한 페이지에 모두 집어 넣어 버린, 어딘가 모르게 연결 되어있는 듯하면서도 연결고리가 없는 그런 느낌의 그림들이 나열되어 있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피아노를 뚱땅거리는 것처럼, 종이 위에서 펜 하나로 생각나는 것들을 이어 그리는 스케치 드로잉이라고 할 수 있는 까닭이다.
전시된 16점의 작품마다 철학적 사유가 단연 돋보인다.
‘행진Ⅰ’과 ‘행진Ⅱ’는 개미들의 행군이 보인다. 점 하나가 모두 개미다. 특히 ‘행진Ⅰ’은 나무로 올라가는 개미(좌)와 내려오는 개미(우)가 보여 더욱 더 눈길을 끈다.
‘희망’, ‘언덕길’, ‘어울림’, ‘큰 낙서Ⅱ’. ‘천지창조Ⅰ’, ‘천지창조Ⅱ’, ‘큰 낙서Ⅱ’ 등 작품은 하나의 점과 하나의 면 등이 서로 관계를 하면서 무의식의 세계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들로 하여금 오감을 동원해 맞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색도시’는 판화의 느낌이 아주 강하다.
시나브로, 하얀 종이와 보드, 그리고 펜 하나로 만들어지는 작품은 다소 생소하고 낯섬으로 다가와 관람객들로 하여금 문을 열어 기꺼이 초대한다.
고 하반영화백의 다섯 번째 아들이기도 한 작가는 “소개되는 작품은 퍼즐조각 같은 작은 그림이 마치 미로처럼 연결돼있는 듯 하다”면서 “정해지지 않은 문양을 통해 관객들은 이 공간에서 두들의 또 다른 자아와 새로운 작업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야 종이 위에 펜을 움직여본다. 지나간 자국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공간을 채워간다”면서 “순수함의 모든 것들이 채워짐을 거부하지 못하고 보든 여백을 내어주며 아득히 멀어져 간 기억의 뒤편이 마음 속 깊은 곳의 울림을 고스란히 묻어 버렸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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