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백제의 ‘치미’가 미국에서 선보인다.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백제 치미는 새의 날개 모양으로 장식된 몸통 및 종대부는 활처럼 힘차면서도 그 선이 유연하다. 통상, 궁궐건축물의 경우 용머리 모양의 용두, 또는 독수리 모양의 취두 등이 있다.
이같은 용도의 기와로 고대건축물에서는 거대한 새의 꼬리를 형상화한 치미를 만들어서 올렸다. 그 치미는 건축물의 규모에 따라서 그 크기도 다양하지만, 익산 미륵사지에서 발굴된 이는 그 거대함이 보는 사람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이는 버선코 같은 꼬리 끝과 함께 우아함을 도하고 있다. 깃의 44cm 높이에서 경사지게 상단과 하단을 따로 만들어 결합한 2단의 치미로, 동원 승방지 출토품이며 전체 높이는 99㎝다,
치미 후미 깃 끝마다 구멍이 뚫려 있다. 이같은 구멍은 꼬리와 배에도 있으며, 이는 치미를 장식하던 장식품을 꽂았던 것으로 보인다.
'치미'는 전통건축의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올려놓는 기와로, 고대 건축기술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자 많은 종류의 기와 가운데 백미(白眉)이다. 이를 지붕에 설치하는 것은 용마루 끝을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한 장식적인 의미와 화재나 재앙을 피하기 위한 벽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5월부터 10월까지 미국 프리어 앤드 새클러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고대 건축 문화의 특징을 조명하는 '한국의 치미' 특별전을 갖는다. 외국 박물관에서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국외전시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백제 왕흥사 터 출토 치미를 비롯, 신라․통일신라․후삼국의 대표 치미 12점이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치미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지붕 위의 치미 그림으로 보아 적어도 4세기 중후반부터는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부여 왕흥사 치미는 오랜 기간 과학적 조사와 연구를 토대로 복원하여 세상에 공개된 적이 있다.
부여 왕흥사터 동승방 터 남쪽에서 나온 치미는 우아한 곡선미와 수려한 장식문양 등에서 백제 특유의 조형미가 잘 드러난다. 왕흥사 터 동승방 터 남쪽에서 나온 백제 치미의 측면을 보면, 음각된 불꽃모양 장식선 사이에 정교한 백제스타일 연꽃무늬가 돋을새김으로 올려졌다.
일찍부터 복원되어 알려진 부여 부소산 절터의 치미와 백제 무왕이 세운 익산 미륵사 터에서 나온 치미도 백제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전시는 미륵사지 줄토 수막새도 소개된다.
미륵사지의 창건 기와는 드림새의 가운데에 있는 큰 자방의 안에 1+6과의 굵은 연자(蓮子)가 배치되어 있으며 가운데의 자방을 중심으로 6개의 넓적한 꽃잎이 펼쳐져있는 형식이다. 꽃잎의 안에 꽃술이나 세 잎으로 갈라진 인동초 자엽이 표현되어 있다.
미륵사지에서 가장 많은 양이 출토된 수막새는 6개의 연꽃잎 안에 꽃술을 장식한 6엽의 수막새들이지만 꽃잎이 8개인 수막새도 일부 확인되고 있다. 이 형식은 익산 왕궁리 유적뿐 아니라 부여 부소산성이나 관북리 유적 등지에서 주로 발견되기 때문에 ‘부여식 수막새’로 부르는 연구자도 있다.
1978년 경주 황룡사 터에서 출토된 황룡사 치미는 신라를 대표하는 치미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신라지역에서 백제지역으로 나들이를 하게 된 황룡사 치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치미(높이 182cm)로 그 웅장함이 특징이다.
경주 분황사 터에서 나온 치미와 경주 인왕동 절터에서 나온 치미도 발굴조사 후 오랜 기간 조사와 분석, 복원 과정을 거쳤다. 후삼국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원주 법천사 터 치미는 뿔 같은 모양의 날개가 매우 독특해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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