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부채로 하고 싶은 일은
1.團扇銘(단선명)
이규보
綠筠作團(녹균작단) : 푸른 대로 둥글게 만들어
裝以氷綃(장이빙초) : 횐 비단으로 꾸몄다
涼風自來(량풍자래) : 서늘한 바람은 저절로 오네
不召不招(불소부초) : 오라고 부르지 아니해도
哀哉三界(애재삼계) : 슬프다 삼계(三界)는
煎爍如窯(전삭여요) : 기와가마처럼 뜨겁다
願以此扇(원이차선) : 원컨대 이 부채를 가지고
是簸是搖(시파시요) : 휘젓고 흔들어서
濯之以淸(탁지이청) : 맑음으로써 식히어
救爾之焦(구이지초) : 너희들의 타는 것을 구하라.
이는 이규보의 '단선(團扇)에 대한 명'으로 '동국이상국집'에 소개됐습니다.
2.사랑스런 둥근 부채(可愛團團扇)
박이장
可愛團團扇(가애단단선): 사랑스런 둥근 부채
三年伴此翁(삼년반차옹):삼 년 동안 이 늙은이와 함께했네.
縱無舒捲便(종무서권편): 접었다 폈다 하는 편리함은 없지만
亦足當淸風(역족당청풍): 또한 맑은 바람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네
박이장(朴而章, 1547~1622)의 '용담집(龍潭集)'에 나오는 '둥근 부채(團扇)'시입니다.
3.단선명(團扇銘)
강재항
'형체는 보름달 같고, 쓰임은 맑은 바람 같다.
손아귀에 두는 권세가, 오직 주인옹에게 달려있네(體則明月 用則淸風 掌握之權 惟主人翁)'
조선의 유학자 강재항(姜再恒)은 둥근 부채에 이렇게 ‘단선명(團扇銘)’을 썼씁니다.
조물주처럼 청풍과 명월을 손바닥 안에 담았다 했으니 그 기상이 시원하고 호쾌합니다.
더위가 지나고 가을이 오면 부채는 쓸쓸해집니다. 선인들은 상자 속으로 들어갈 가을의 부채, 곧 추선(秋扇)의 운명을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후텁지근하고 지루한 여름은 오고 또 오리라. 그럴 때마다 우리는 다시 부채를 찾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름이 다가기 전, 둥근 부채로 어떤 일을 하고 싶습니까.
4.夏景(하경)/ 여름날에
蒲席筠床隋意臥 포석균상수의와
虛欞疎箔度微風 허령소박도미풍
團圓更有生凉手 단원갱유생량수
頓覺炎蒸一夜空 돈각염증일야공
*대나무 균, 격자창 령, 발 박,
부들방석 대나무 침상에 편안히 누웠자니
빈 창 성긴 발에 미풍이 불어오네
둥근 부채 덕분에 더욱 서늘해져
이 밤에 찌는 더위 없어진 줄 알았네
*奇大升 기대승, 1527∼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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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장 방화선선생의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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