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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토리

군산 부뚜막모양 토기가 나주서 선뵌다.

군산 부뚜막모양 토기가 나주서 선뵌다.

국립나주박물관이 8월 22일까지 기획전시실서 갖는 '따뜻한 마음의 공간 호남의 옛 부엌'을 통해서다.

이 부뚜막 명기는 군산시 성산면 여방리 기린 마을 뒷산 무덤에서 출토됐다. 호남지역에서 출토된 유일한 삼국시대 부뚜막 명기다. 크기는 높이 7㎝ 정도로 비교적 작고 간소하지만 당시 부뚜막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앞에는 불을 피우는 아궁이가 아치형으로 있으며, 부뚜막 윗면은 둥근 형태다.

부뚜막 윗면 가운데 구멍을 내어 솥 걸이를 표현했다. 뒷면에는 작은 원통이 튀어 나와 있는데 굴뚝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솥걸이에는 계란모양 토기를 표현한 작은 토기가 걸쳐 있다. 이 토기가 출토된 무덤은 백제 토기들이 함께 출토되어 백제시기에 만들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부뚜막모양 토기는 그 출토 사례가 많지 않으나 당시 생활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대 호남지역 부엌 모습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람이 만나는 온기 가득한 공간이라는 부엌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자리이다.

이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 ‘불에서 태어난 부엌’은 고대 부엌의 필수품인 부뚜막과 부뚜막에 담긴 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를 보여주는 전시품으로 불을 피우는 도구인 발화구와 호남지역 부뚜막의 특징으로 언급되는 아궁이벽체 보강시설, 토기 솥 받침 등을 전시한다. 고대 호남지역 부엌을 대표하는 자료인 아궁이테는 그 조각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전시, 관람객이 하나의 작품을 보는 인상을 받도록 하였다.

1부 마지막 부분에서 부뚜막을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 고대 부엌의 모습을 복원한다. 실제 집터와 유사한 규모의 공간에 광주 향등 유적 부뚜막 유구를 전시하여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공간 속 부엌의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와 함께 부엌의 전체적인 모습을 관람하도록 하여 다음 주제인 ‘부엌 속 풍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였다.

2부 ‘부엌 속 풍경’은 부엌을 채웠던 도구들로 부엌의 풍경을 유추할 수 있도록 꾸몄다. 요리에 필수인 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용기인 귀때토기를 비롯하여 식재료 저장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용기를 전시한다. 또한 당시 사람들의 식재료와 이를 가공하기 위한 나무 절구공이, 나무 도마 등을 전시한다. 이와 함께 부엌 활동의 결과인 음식을 먹는 식기류를 전시한다. 토제 그릇 뿐만 아니라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출토된 목제 식기류를 소개, 당시 사람들의 식문화 일면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3부 ‘부엌에 담긴 마음’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택신앙 중 하나인 조왕신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조왕신앙은 부엌이 가족의 화평을 바라는 공간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호남지역 마한 시기 집터에서 출토된 다양한 모형토기와 부뚜막에서 출토된 사발 등을 전시한다. 사발은 부뚜막 위에서 출토되어 현재의 조왕그릇과 유사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마한 이후 백제 시기 가정신앙으로 변화한 모습도 살펴 볼 수 있게 하였다. 호남지역은 근·현대 조왕신앙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었던 지역으로 현대까지 이어지는 조왕신앙 모습을 함께 관람하도록 꾸몄다.

이외에 전시의 여운을 이어 갈 수 있는 체험으로 ‘나의 작은 부엌 만들기’와 ‘소원쓰기’도 마련했다. ‘나의 작은 부엌 만들기’는 전시실에서 살펴본 부엌 도구들을 떠올리며, 나만의 부엌을 꾸며보는 재미를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직접방문 어려운 가족들을 위한 온라인 가족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진행된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