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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이종근의 행복산책2]화란춘성(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

마음을 비우니 눈앞에 딴 세상이 펼쳐집니다. 화란춘성(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유산가(遊山歌)'가 생각납니다.

'화란춘성(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萬花方暢)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山川景槪)를 구경(求景)을 가세 죽장망혜단표자(竹杖芒鞋單瓢子)로 천리강산(千里江山)
들어를 가니 만산홍록(滿山紅綠)들은 일년일도(一年一度) 다시 피어 춘색(春色)을 자랑노라 색색(色色)이 붉었는데 창송취죽(蒼松翠竹)은 창창울울(蒼蒼鬱鬱)한데 기화요초난만중(奇花瑤草爛慢中)에 꽃 속에 잠 든 나비 자취없이 날아든다 유상앵비(柳上鶯飛)는 편편금(片片金)이요 화간접무(花間蝶舞)는 분분설(紛紛雪)이라 삼춘가절(三春佳節)이 좋을시고 도화만발점점홍(桃花滿發點點紅) 이로구나 어주축수애산춘(漁舟逐水愛山春)이라던 무릉도원이 예 아니냐 양류세지사사록(楊柳細枝絲絲綠)하니 황산곡리당춘절(黃山谷裏當春節)에 연명오류(淵明五柳)가 예 아니냐

제비는 물을 차고 기러기 무리져서 거지중천(居之中天)에 높이 떠 두 나래 훨씬 펴고 펄펄펄 백운간(白雲間)에 높이 떠서 천리강산(千里江山) 머나먼 길을 어이갈고 슬피운다 원산첩첩(遠山疊疊) 태산(泰山)은 주춤하여 기암(奇巖)은 층층(層層) 장송(長松)은 낙락(落落)에- 허리 구부러져 광풍(狂風)에 흥(興)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춘다 층암절벽(層巖絶壁)의 폭포수(瀑布水)는 콸콸 수정렴(水晶簾)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 골 물이 솰솰 열의 열 골 물이 한데 합수(合水)하여 천방(天方)져 지방(地方)져 소쿠러져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건너 병풍석(屛風石)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銀玉)같이 흩어지니 소부(巢父) 허유(許由) 문답(問答)하던 기산영수(箕山潁水)가 예 아니냐 주곡제금(奏穀啼禽)은 천고절(千古節)이요 적다정조(積多鼎鳥)는 일년풍(一年風)이라 일출낙조(日出落照)가 눈 앞에 어려라 경개무궁(景槪無窮) 좋을시고'

이백(李白)이 '춘야원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에서 노래한 바와 같이 무릇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가 아닐까요.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는 금곡의 술잔 수를 따르리라 했으니, 불금이 바로 오늘이런가요.

덧없는 인생 마치 꿈과 같으니 이 세상 즐거움이 얼마나 될까요. 옛사람 촛불을 켜고 밤에 놀았다 하니 과연 그 까닭이 있었군요

'무릇 하늘과 땅이라는 것은 만물이 잠시 쉬어가는 숙소요 세월이라는 것은 영원한 나그네 덧없는 인생 마치 꿈과 같으니 이 세상 즐거움이 얼마나 될까 옛사람이 촛불을 켜고 밤에 놀았다 하니 과연 그 까닭이 있네 더구나 따뜻한 봄이 아지랑이 낀 경치로 나를 부르고 조물주가 나로 하여금 대신 글을 쓰게 하는구나 오얏나무 향기로운 정원의 모임에서 형제들이 모여 노는 즐거운 일을 쓰려하니 준수한 여러 아우들은 모두 혜련 처럼 뛰어나거늘 내 노래 부르니 홀로 점점 강락이 부끄러워진다 그윽한 감상은 그치지 않고 고고한 얘기는 갈수록 맑아지네 화려한 연회를 열고 꽃 사이에 앉아 새 깃 모양 술잔을 날리며 달빛에 취하니 아름다운 문장으로 고상한 회포를 펴네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는 금곡의 술잔 수를 따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