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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이종근의 행복산책2> 숭늉같은 사람

숭늉같은 사람

세상에는 때깔 좋은 흰밥 같은 사람도 있지만, 그 밥이 맛있게 익을 때까지 뜨거운 바닥을 온몸으로 감싸안은 채 자신을 태우는 누룽지와 숭늉닮은 사람이 있지요.

누룽지와 숭늉은 무색무취로 밋밋하다고 하겠지만, 그 무엇도 가미하지 않은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 매력 덩어리입니다.

숭늉은 그냥 물로 누룽지를 우려내어 만들지만, 맹물은 결코 아닙니다.

겉모습보다 속마음에 더 끌리는 한 사발의 숭늉 같은 사람들이 생각나는 오늘이로군요.

숭늉하니,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그런 세월은 다신 오지 않습니다.

세월은 나의 과거를 하나씩 둘씩, 자꾸만 달력의 페이지처럼 지워져 버립니다.

우린, 현재라는 단어를 오늘도 하나씩 둘씩 심고 있으면서 미래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것은 지금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가꾸는 것이 아닐런지요.

올드 팝송을 들으면서 삶을 맘껏 충전하는 가운데 숭늉같은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면서 불면의 동짓달 긴긴 밤을 보냅니다.

숭늉같은 사람아!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자네 생각을 하는데, 자네도 내 생각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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