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월드컵경기장은 모악산을 병풍처럼 뒤에 두르고 합죽선을 편 듯, 우아한 자태로 오늘도 전주를 방문하는 손님을 맞고 있다. 이 월드컵경기장은 하마터면 탄생하지 못할 뻔 했다. IMF사태로 인해 경제위기를 맞은 김영삼 정부는 1997년 11월 서울과 6개 광역 도시에서 2002한일공동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으로 확정 발표했다.
하지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탈락한 전주는 크게 실망했다. 같은 해 12월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시 후보 대변인이었던 정동영은 당선자에게 ‘IMF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책사업 확대’와 ‘대통령 당선에 전북의 막대한 기여’를 들어 전주를 포함할 것을 건의했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당선자의 특명을 받은 정동영이 고건 총리와 송태호 문체부장관을 찾아갔다. ‘당선자의 뜻’과 ‘현직 대통령의 결정’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하지만 설득 끝에 정부는 전주를 포함한 10개 도시로 확대 개최키로 결정을 번복했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이처럼 산고 끝에 탄생했다. 경기장 부지를 관통하는 조촌천이 경기장의 외곽을 따라 돌아 흐르며 이 하천 위의 다리를 관객들이 건너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합죽선의 이미지로 형상화된 지붕과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 스탠드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개념과 세계로 비상하는 전주를 나타내고 있다. 부채 모양으로 접힌 지붕은 네 귀퉁이의 거대한 주 기둥과 여기에서 흘러내린 12개의 인장 케이블이 지지하고 있다. 주기둥은 전주시의 안녕과 수호, 풍년을 기원하는 장대인 솟대를 상징하고, 인장 케이블은 가야금 12현을 형상화했다.
전주는 K-리그 클래식 3회 우승과 리그 관중 동원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북 현대의 연고지로 시민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히 높다. 현재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 중 흑자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전주와 서울 두 곳 뿐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 경제와 도민의 삶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긍심 향상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 2017년 U-20월드컵 FIFA실사단 7명이 대회 유치를 신청한 전주를 방문, 실사를 벌였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정권을 창출해낸 도민의 힘과 한 정치인의 상상력과 열정이 결합된 작품이다. 내친 김에 2017 U-20월드컵대회가 전주에서 열렸으면 얼마나 좋을까./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하지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탈락한 전주는 크게 실망했다. 같은 해 12월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당시 후보 대변인이었던 정동영은 당선자에게 ‘IMF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책사업 확대’와 ‘대통령 당선에 전북의 막대한 기여’를 들어 전주를 포함할 것을 건의했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김당선자의 특명을 받은 정동영이 고건 총리와 송태호 문체부장관을 찾아갔다. ‘당선자의 뜻’과 ‘현직 대통령의 결정’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하지만 설득 끝에 정부는 전주를 포함한 10개 도시로 확대 개최키로 결정을 번복했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이처럼 산고 끝에 탄생했다. 경기장 부지를 관통하는 조촌천이 경기장의 외곽을 따라 돌아 흐르며 이 하천 위의 다리를 관객들이 건너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합죽선의 이미지로 형상화된 지붕과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 스탠드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개념과 세계로 비상하는 전주를 나타내고 있다. 부채 모양으로 접힌 지붕은 네 귀퉁이의 거대한 주 기둥과 여기에서 흘러내린 12개의 인장 케이블이 지지하고 있다. 주기둥은 전주시의 안녕과 수호, 풍년을 기원하는 장대인 솟대를 상징하고, 인장 케이블은 가야금 12현을 형상화했다.
전주는 K-리그 클래식 3회 우승과 리그 관중 동원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북 현대의 연고지로 시민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히 높다. 현재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 중 흑자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전주와 서울 두 곳 뿐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 경제와 도민의 삶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긍심 향상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 2017년 U-20월드컵 FIFA실사단 7명이 대회 유치를 신청한 전주를 방문, 실사를 벌였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전주 월드컵경기장은 정권을 창출해낸 도민의 힘과 한 정치인의 상상력과 열정이 결합된 작품이다. 내친 김에 2017 U-20월드컵대회가 전주에서 열렸으면 얼마나 좋을까./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이종근의 행복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곤포르노 뒤에 숨겨진 ‘눈물’ 사라져야 (0) | 2021.01.04 |
---|---|
케렌시아 (0) | 2021.01.04 |
무심(無心) (0) | 2020.12.09 |
깃발과 바람 (0) | 2020.11.30 |
의려지망(倚閭之望) (0) | 2020.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