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 이동근화백이 다음달 5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에서 <생명_A Life>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진행한다.
9년 만에 전주에서 열리는 개인전으로 이번이 열다섯번째다. 특히, 작가의 기존의 작품의 요소에 색채가 좀 더 화려해지고 우화적인 표현들이 가미, 더욱 풍부한 작가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70세의 나이에 평면의 표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처츰으로 입체작품을 선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작가는 1969년 전북미술대전에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신분으로 출품하여 입선을 하며, 화단에 발을 딛게 됐다. 이후 1970년에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미술대학 미술학과 전신) 1기생으로 입학,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1970년 이후로는 극사실주의 화풍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당시 공모전에서 30여 차례 수상을 하는 등 작품적으로 크게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제주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사실적인 화풍에 매료되었고 이같은 성향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그 이후부터는 ‘생명’을 주제를 목가적이면서도 우화적인 자기 본인의 생활환경을 작업에 드러내게 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대자연과의 명상과 음유가 탄생시킨 사물들의 우화적 표현이 엿보이는 작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생명이라는 전제를 통해 음양의 세계를 대립적 관계가 아닌 조화와 융합의 세계로 격상시키면서, 작가와 주변의 모든 관계조차도 조화로움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작가는 “그림이란 보고 그리는 게 아니라, 본 대상과의 대화를 통하여 재구성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정읍 칠보의 작업실에 자연 환경을 통해 소재들을 이끌어 냈으며,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대자연의 확장과 더불어 생명이라는 주제에 맞게 재구성했다.
시나브로, 물고기가 하늘을 바라보면서 내려오다가 자기 이야기를 한다. 동양의 오방색과 잘 어울린다. 중용에 '연비어약(鳶飛魚躍)'이라 했던가. 이는 ‘솔개는 하늘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뛰며노닌다”라는 뜻으로 온갖 생명이 주어진 제 삶을 자유롭게 누림을 비유적으로 이른 말이다. 시경 대아 한록편에 나오며, 천지조화의 작용이 그지없이 오묘함을 나타낸다. 이는 곧 자연의 법칙이자, 생명의 철학이이라.
설치 작품은 더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 공간 한 모퉁이에 호미와 곡괭이, 그리고 흙이 놓여 있다. 흙은 살아가는 근본을 나타내며, 호미는 기러기때 움직임처럼 느껴지는가 하면, 곡괭이는 음과 양 등 움직임이 한껏 느껴진다.
작가는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1기생으로,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립 제주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2019년 목정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들 이강산 작가가 총괄기획을 맡았다. 이강산작가는 현재 한국화가이자 독립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며 전북대학교에서 미술학박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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