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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다리

정읍의 다리


정읍은 우리나라 최고의 다리의 고장이다. 태인면 거산리(居山里)에는 대각교(大脚橋)라고 불리워지는 다리가 있다. 300여 년전 마을에 홍수만 나면 다리가 떠내려가 행인들의 불편이 심하자 자선가인 박잉걸이 사재를 털어 장대석(長大石)으로 완고하게 만든 다리, 즉 '큰다리'라 부르는 대각교다. 대각교는 태인천에 놓여있던 다리를 말한다. 인근의 백암리에 살던 모은 박잉걸(朴仍傑, 1676~?)이 자비(自費)로 장대석을 구입해 다리를 다시 만들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큰 다리’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이 명칭을 한자어로 표기한 것이 대각교다. 조선 숙종 때 둔촌 민유중이 영광군수로 부임을 가는 길에 대각교에서 잠시 쉬어가게 됐다. 하지만 최숙빈과 인연을 가진 대각교는 근래에 서울 목포간 1번 국도가 그 위쪽으로 나면서 폐교되고 말았다.
정읍시 태인면에서 고부를 향해 가다보면 정우 근처에 ‘조석교’라는 작은 다리를 지나게 된다. 이 다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정우면 양지마을에 유장춘이라는 효자가 살았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병든 어머니를 위해 아침 저녁으로 이 다리 부근 웅덩이에서 고기를 잡았다. 그래서 그 다리를 조석교라 불렀다고 한다. 사람들은 유장춘의 효성에 감탄하고 그의 효성을 기리기 위해 이 다리를 흰죽이 쏟아진 다리라고 해서 ‘백죽다리’, ‘백죽교’라고 불렀다. 나라에서도 그의 효를 기리기 위해 그의 마을에 1655년에 정문(충신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집의 문 앞이나 마을 입구에 세우는 문)을 세웠다고 한다.
고부면사무소 입구에 자리한 정읍의 군자정(君子亭, 전북 유형문화재 제133호)과 피향정 앞 함벽정 앞에는 보기 힘든 돌다리가 있다. 다음달이면 정읍 내장산 우화정의 단풍이 세상을 점령한다. ‘우화정(羽化亭)은 2009년 산뜻하게 단장, 나그네를 반갑게 맞이한다. 신선이 정자에 서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승천(昇天)했다는 전설이 있어 우리들은 ‘우화정(羽化亭)’으로 부른다. ‘우화등선(羽化登仙)’이란 말이 있지 않나. ‘사람이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감’을 이르는 말로, ‘우화(羽化)’는 원래 번데기가 날개 달린 나방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늦더위 탓에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다소 늦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가을의 선물, 단풍이 드는 시기는 가을 초반 기온이 좌우한다. 기온이 낮아야 단풍이 빨리 드는데, 늦더위가 있으면 단풍 시기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9월 들어 나타난 변덕스러운 날씨와 한낮 더위에 올가을 첫 단풍은 예년보다 다소 늦게 선을 보일 전망이다.
아기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은 다음달 21일 단풍이 선을 인다고 한다. 예년보다 심한 여름 폭염과 이어진 늦더위에 올해 단풍의 색은 예년보다 빼어나게 곱지는 않을 전망이라지만 우화정의 돌다리로 지금 달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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