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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전주책방

예로부터 전주는 4대문인 남문, 서문, 동문, 북문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서문을 나서면 완주군 이서, 전북 김제로 나가는 길이 있었고, 남문을 나서면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로 나가는 길이 있었다. 북문으로 나서면 덕진과 익산으로 나가는 길이 있었고, 동문으로 나서면 완주군 소양과 진안으로 나가는 길이 있었다. 아주 중요한 길목에 위치한 사대문 밖의 근처는 중요한 장터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남문 주변에서는 남문시장이 서문까지 이어져 형성되어 있었고, 동문 근처에는 동문시장, 북문근처에는 중앙시장(북부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간기(刊記)완동(完東)’이라는 방위가 나오지 않는 것은 양책방이 아중리에서 책을 판매하였기 때문이다. 이 길목은 동문을 지나 진안으로 나가는 길목이었다. 이 길목에 방각본을 찍어 판매한 서점이 발달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완서(完西)’는 전주의 서쪽인 다가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는 대체로 서계서포에서 찍어낸 것이다. ‘완남(完南)’ 대체로 남문 밖 구석리(龜石里)에서 찍어낸 것이다. ‘완북(完北)’는 정확한 지점을 확인할 만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북문이 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됴웅전光武七年(1903)癸卯夏完山北門內重刊의 간기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책판을 가져다가 중간한 것을 알 수 있다. ‘완산(完山)’은 완판본 고문헌에 나오는 간기 중에는 상당히 많다. 이때 완산전주시 완산동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으나 완산동에는 출판소가 없었으므로 이곳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구동(龜洞)’은 완주군 구이면은 구이동면(龜耳洞面)’으로도 불리웠다. 간기 구동(龜洞)’구이동면의 약칭으로 보인다. 완주군 구이면에서 고대소설이 발간된 곳은 석구곡(石龜谷)’봉셩두 곳밖에 없기 때문에 이 두 곳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는 전북대 이태영교수의 설명이다.

춘향형상 가련하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춘향가 하면 남원만 연상된다. 하지만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가 없었더라면 춘향전의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완판본(完板本) 즉 조선시대 전주에서 출판한 목판 서적을 의미한다. 단순히 전주한지에 새겨진 서적이 아닌 조리있고 거침없는 문체, 피와 땀의 인간관계에 초점을 둔 출판문화의 백미가 곧 완판본인 셈이다. , 전주한지와 완판본의 상호보완 작용으로 더욱 훌륭한 지역문화가 꽃피웠고, ‘출판문화의 메카라 칭할 수 있다.

전주시가 914일부터 16일까지 전주한벽문화관 일원에서 2018 전주독서대전을 갖는다. 전주 한지에 새긴 아름다운 전주문화는 글을 쓰고 시를 읆고, 그림을 그리고, 합죽선과 태극선에 멋을 보태고, 예스런 맛이 어울려 온고을전주가 된다. 전주의 책방들은 지금 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