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낙안읍성(樂安邑城, 사적 제302호)은 고려 후기부터 잦은 왜구의 침입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선 전기에 흙으로 쌓은 성이다. 이곳은 북동쪽의 금전산(670m)를 진산으로 삼고, 동으로 좌청룡인 오봉산(멸악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성 남쪽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들판 한가운데 안산인 옥산이 서 있다.
낙안읍성에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바로 돌로 만든 개, ‘석구(石狗)’로 돌다리 앞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멸악산은 고개가 가파르고 험하며, 산세가 모질어 읍성의 기운을 압박하고 지리를 방해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산의 악한 기운을 없애기 위해 이름을 악을 없앤다는 뜻의 ‘멸악산’이라 짓고, 산꼭대기에 절을 지어 ‘멸악사’ 라고 했으며, 나쁜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석구 세 마리를 만들어 동물을 지키게 했다.
동문 앞에 널다리 형태의 작은 평석교가 있다. 해자 위에 장대석을 가로질러 놓고 돌판을 맞춰 끼운 다리다. 평석교 앞에 풍화에 닳고 닳은 돌개 세 마리가 쪼그리고 앉아 반긴다. 조붓한 돌담들이 미로처럼 이어지는 고샅길들은 사람 사는 정이 물씬 도탑기만 하다. 평석교는 지금은 상당히 넓어졌지만 옛날에는 좁은 인도였다. 예전에는 정월 대보름날 자기 나이대로 이 다리를 건너면 일년 내내 다리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해서, 다리 밟기(답교놀이)를 하던 곳이다.
대보름은 정월 보름을 말하며, 한자로는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대보름은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맞는 명절이다. 따라서 각종 놀이나 명절음식에는 한 해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고창군 성내면에서는 오곡밥 먹기, 진나물 먹기, 매운 음식 먹지 않기, 김쌈 먹기, 오곡밥 얻어먹기, 밤새기, 우물 먼저 긷기, 부럼 깨기, 댓불 피우기, 머리카락 태우기, 달점치기, 더위팔기, 차례 지내기, 까치밥 주기, 소밥주기, 찬 음식 먹기, 두부 먹기, 키 큰 사람 부르기 등의 세시 풍속이 있다.
이때 불싸움은 깡통에 숯을 담고 불을 붙여서 액막이한다고 논두렁에 불을 지르고 다니는 것으로, 나이 수대로 불을 지른다. 지하밟기는 여자 아이들의 놀이로, 사람이 엎드려서 다리를 만들면 등을 밟고 지나가는 놀이이다. 부럼은 음력 정월 대보름날 밤에 까먹는 잣, 날밤, 호두, 은행, 땅콩 등을 일컫는 말이다. 대개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문다. 여러 번 깨물지 않고 한 번에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한번 깨문 것은 껍질을 벗겨 먹거나 첫 번째 것은 마당에 버리기도 한다.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한다. 이렇게 하면 1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으며, 이가 단단해진다고 한다. 보름날의 부럼을 위해서 14일 밤에는 미리 과실을 준비해 두고 땅 속에 묻은 밤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 놓는다.
임실필봉농악은 호남좌도농악을 대표하는 굿이다. 징과 북의 수가 적고 쐥과리, 장구에 치중하여 잡색이 많이 편성되어 있다. 농악을 통해 아웃 간 소중함을 배우며 개개인의 기교보다는 공동체 화합과 단결을 중요하게 여긴다.
무엇보다도 징검다리에서 치는 노디굿이 정월대보름의 흥을 더한다. 이 노디굿은 작은 개울이나 도랑에 설치해 놓은 노디(징검다리)에 이상이 없는지 혹은 보수할 곳은 없는지를 살펴보는 한편 앞으로도 노디를 건너면서 사고가 나지 않고 편안하게 건너다니게 해달라는 일종의 고사굿 판이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왼새끼줄에 한지를 끼워넣은 금줄을 동네 앞의 개울에 놓여진 노디에 친 다음 한판 굿판을 벌이는 바, 노디굿 혹은 노디고삿굿이라고 한다. 안전 사고를 대비하기 위함이었을까, 참으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더욱 더 빛나는 가락이 아닐 수 없다. 매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필봉 정월 대보름굿'이 열리고 있다. 필봉산에 망월(望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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