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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임실 둔덕이씨

전북 민속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 이웅재고가(李雄宰古家)는 임실군 오수면 둔덕리에 자리하고 있다. 둔덕리는 오수천을 따라 오수천, 둔남천, 율천(월평천) 등 세 개의 물줄기가 합수되는 지역으로 일찍부터 진양하씨, 삭녕최씨, 순천김씨, 흥성장씨, 청주한씨, 전주이씨, 남원양씨 등 7개 성씨가 함께하는 마을이다.
전국에 둔덕리라는 마을 이름이 많이 있다. 둔덕이란 나즈막한 산으로 길죽한 언덕을 이룬 형상을 둔덕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같은 지형을 배후로 형성된 마을들이 대부분 둔덕리라 이름 지어진다.
오수에서 남서방향으로 해삼 모양의 낮은 산이 길게 십여리 정도 독립된 산맥을 이루고 있다 마치 길게 성을 만든 것 같고 해서 장성산(長城山)이라 부른다. 장성산과 나란히 큰 시냇물이(섬진강 상류) 흐르고 냇물 양편으로는 비옥한 들녘이 있어 농경사회에서 자급자족하기에 적합한 마을이다. 장성산의 형세가 지네 모양이라고 해서 지네혈이라고도 한다.
둔덕리는 백제때부터 형성된 천수백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의 마을이다. 북으로는 임실의 응봉산맥, 남으로는 남원의 풍악산맥, 동으로는 장수 팔공산맥, 서쪽으로는 순창의 원통산맥이 감싸고 있어 예로부터 오수에 역참이 있었다고 한다.
백제시대에는 신라를 방어하는 군사주둔지였다. 둔덕리 뒷산이 성(城)재라고 불리우고 아직도 성곽을 축조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고려조 부터는 진주하씨 남원양씨 흥성장씨 순천김씨 삭령최씨 등이 입향 했으며 조선조 초기엔 전주이씨 춘성정이 들어왔다. 전주이씨의 세손 번창으로 이웃에 여러 마을이 형성되어 남원부 둔덕방(면)으로 발전했다. 때문에 춘성정 후예들을 세칭 둔덕이씨라 칭한다. 더러는 둔데기 이씨라고도 한다.
올해 생생문화재사업의 중심이 되는 이웅재고가는 전주이씨 효령대군파 춘성정 이담손이 1550년대 전후로 정착한 이래 현재까지 17대 종손으로 이어진 500년 된 종가이다. 소유자의 16대 선조 춘성정이 지은 집이라고 전하며, 여러 번의 수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북에서 남으로 비탈진 대지에 동남향으로 건물이 있다.
둔덕리 둔데기 마을의 전주이씨 오백년 종가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는 ‘오백년 종가와 함께하는 둔데기 생생월령가’를 갖는다. 생생월령가는 500년 종가에 생기와 활력을 주고, 문화재를 적극 활용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삼계석문 화전놀이 가세’ 를 시작으로 지역주민의 삶을 풀어내는 ‘둔데기 고부찬가’을 비롯, 둔데기 일대의 세시놀이를 월령별로 체험할 수 있는 ‘둔데기 생생월령가’, 삼계강사 선비가 되어보는 ‘둔데기 Local School 체험’ 등 다양하다. 생생문화재사업을 통해 이웅재고가를 비롯한 오수면 둔덕리 일대의 삼계강사, 삼계석문, 구로정, 단구대 등을 탐방하고 농경문화를 체험,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와 역사를 알리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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