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이 5월 21일까지 '전북의 원로작가'전을 갖는다.
이 전시는 전북 미술의 역사성과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작가정신을 지켜온 6분의 원로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초대한 미술가는 서양화가 박남재(1929), 서양화가 홍순무(1935), 한국화가 방의걸(1938), 한국화가 송계일(1940), 서예가 김종범(1939), 도예가 한봉림(1947) 등 대표적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모아 모두 120여 점을 전시한다.
초기부터 현재까지 중요한 작품들을 엄선, 미술가마다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별할 수 있게 된 것. 박남재는 건강한 자연의 원초적인 회복은 박남재 화백 작품의 중심 테제다. 화폭에 담긴 자연은 감성적으로 순화되어 있으며 서정적인 정서를 느끼게 한다. 그의 함축적인 표현은 묘사적인 재현보다 더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호소력이 있다. 더러는 담담하고 더러는 격정적인 붓질은 원로의 농밀한 열정과 맞닿아 있다.
홍순무는 격동하는 현대미술의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고향 산천과 이웃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화폭에 담은 화가.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자유로워진 화백은 더 젊어지고 더 밝아진 작품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자신만의 작업 공간에서 자아 속에 투영되는 인간의 순수한 정신을 찾아가고 있다.
방의걸은 채우기보다 비움을 즐기는 화가. 물과 먹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화백의 작품들은 명백하게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그림은 평생 그 안에서 울고 웃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놀이”라며 “거창한 회화이론이나 철학사상은 없다. 다만 그리고 싶어서 그리고 그냥 그린다.”고 담담한 미소와 함께 화업의 길을 말한다.
김종범은 급히 서둘지 않고 묵묵한 걸음으로 원숙한 서경을 구축했다. 자유로운 운필로 유려함이 돋보이는 독특한 작품들은 원로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송계일 화백은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에 전착해서 채색과 수묵의 조화, 먹의 농담과 진채의 조화 등 다채로운 표현으로 새로운 공간 개념을 창출했다. 단순하게 눈에 보이는 자연을 체화함으로써 무한히 가라앉은 자연의 섭리와 순환 고리를 의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도도하게 흐르는 한국화의 맥과 정신성을 토대로 현대적 감성을 일깨우고 있다.
한봉림은 ‘현대도예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닌다. 흙과 불을 통해 추상적인 관념으로 확장하면서 영원한 운동과 생명력을 탐구하기 때문이다. 굽이치는 곡선과 뿔의 의지력, 깨진 알과 신화적 상상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작품에서는 단청도료를 광목천에 뿌리고, 던지고, 흐르게 함으로써 원초적인 행위의 흔적을 탐색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작업실을 탐방, 작품 제작 장면과 인물 사진을 촬영했다. 몇 개의 예술적 질문을 던져 즉각적으로 예술가마다 답변을 담은 생동감 있는 현장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아 상영함으로써 현장감을 더하고 있다.
또, 원로미술가들에 대한 주요 비평, 회고 등 자료들을 수집해서 도록에 수록했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원로미술가의 아카이빙을 통해 전북미술의 정체성을 함양하면서, 그들의 작품세계를 도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이 전시를 마련했다"고 했다.
한편 미술관을 찾는 어린이를 위해 전시를 관람하면서 참여를 유도하는‘활동지’를 준비했다. ‘활동지’는 작품 이미지를 스티커로 덧붙이는 과정에서 관람객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가까워질 수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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