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 서울관에서는 2016년 10월 5일부터 2016년 10월 10일까지 6일간 ‘황나영 개인전’을 개최한다.
○ 작가는 원광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국민대학교 미술학 박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개인전 11회(서울, 전주, 익산, 중국, 말레이시아 등)와 100여회 이상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제8회 벽골미술대전 대상(아리랑문학관전시실, 전주), 제3회 전국 온고을미술대전 우수상(한국소리문화전당), 전국온고을미술대전 특선(한국소리문화전당), 전북미술대전 특선(한국소리문화전당) 등을 비롯하여 20여회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열림전, 노령회, 창작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 세계에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는 두 존재는 없다. 아니 어쩌면 온전한 하나라는 것 자체가 원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토록 쓸쓸하고 고독한 존재들로 하여금 서로 소통하고 매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있는데, 바로 주름(pleat)과 구멍(hole)이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주름을 가리켜, 외부의 힘에 의해 접힌 것이자, 외부가 내부화된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우주 전체가 주름 잡혀 있으며, 우리는 펼쳐진 부분은 현실로 바라보게 되지만, 또한 보이지 않는 현실이 접힌 부분에 있다고 역설하기도 하였다.
○ 몸과 영혼이 지니고 있는 주름들은 바깥에 있는 수많은 존재들이 나에게 와 닿아 남긴 흔적으로 볼 수도 있으며, 접힌 주름 안에 감추어진 수많은 장면들 역시 미래에 만날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은폐된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구멍 역시 마찬가지이다. 동물과 인간의 피부에 있는 수많은 구멍은 주체의 신체가 외부환경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고 적응하도록 하며, 궁극적으로 외부의 요소들과 합을 이루도록 한다. 작가의 작업에는 이러한 주름과 구멍이 잔존해 있다.
○ 작업에서 눈에 띄는 요소는 패턴화된 구멍과 그 바닥을 이루는 화면 그리고 패턴을 덮고 있는 새로운 화면 등이다. 바탕과 구멍 그리고 그 위를 덮고 있는 새로운 화면 등으로 작가의 작업은 본래적으로 3개 이상의 레이어를 장착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다면, 이 작업들은 이미 3차원의 세계 안으로 진입해 있다고 할 수 있다.
○ 우리는 주름과 반대되는 의미로 남아있는 무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 세계의 수많은 관계는 삶의 환희와 기쁨 역시 느끼게 하지만, 집착과 중독이라는 폐해를 낳기도 한다. 주름과 무늬는 이러한 관계의 이중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평생 이러한 이중성 앞에서 관계를 선택하고, 포기하며 살아간다. 고로 이러한 모순적 요소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애틋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작업에서 관계에 대한 보다 낙관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색채와 운동성이 제공하는 밝은 에너지의 흐름 덕분인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고독과 쓸쓸함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