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A교사(37세, 여)는 수업시간에 반 학생의 질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선생님. 벚꽃은 일본 국화잖아요. 왜 이웃나라 국화축제를 우리 나라에서 해요? 왜 무궁화 축제는 안해요?”
초등학생도 우리나라 국화가 무궁화이며, 일본의 국화가 벚꽃이라는 것을 뻔히 아는 현실 속에서 나라꽃이 홀대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전국에서 수십만명이 몰려든다는 진해군항제를 시작으로 제주도왕벚꽃축제, 한강여의도 벚꽃 축제, 금천벚꽃 축제, 경포대 벚꽃 축제 등 전국에서 유명한 벚꽃축제만도 수십건이 넘는다. 심지어 국립현충원에서까지 벚꽃축제를 연다.
그러나 무궁화 축제는 완주를 비롯, 수원, 홍천, 광화문, 대구, 만석공원, 안산, 아침고요수목원 등 일부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벚꽃축제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무궁화 축제가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뿐더러, 무궁화를 축제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흥이 나지 않는다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국가에서 나라꽃에 대한 대접이 소홀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각 지자체에서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의 돈을 들여 벚꽃축제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나 지자체에서 나라꽃인 무궁화에 대한 지원은 매우 드문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 아니던가.
일제 강점기,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마을마다 한민족의 정서를 강화할 수 있는 무궁화나 진달래, 살구꽃 등을 모두 뽑아버리고 일본의 나라꽃인 벚꽃을 곳곳에 심어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수십년이 지난 큰 벚나무가 지역마다 많은 이유도 알고 보면,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다 지나간 역사적인 상처라고 치부하기에는 오늘날에도 불편한 일본과의 관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벚꽃축제와 비교하여 인지도가 떨어지더라도 꾸준히 우리의 국화 무궁화를 알리고 사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여야 함이 마땅하다.
제26회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가 8월 5일부터 7일까지 완주 고산문화공원 내 무궁화 테마식물원에서 열린다. 무궁화 테마식물원에 180여종의 무궁화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회 연속 나라꽃 선양과 대중화를 위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즉석게임, 해설사와 함께하는 무궁화 식물원 투어 등이 진행된다.
무궁화는 지난 5천년 동안 우리의 역사와 함께한 겨레의 꽃이었으며, 동네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우리와 가장 친숙한 꽃이었다. 우리는 무궁화의 단점만 보고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나라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물론 나라 사랑에 대하여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