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희씨가 6일부터 1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가나인사아트센터 내)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테마는 ‘향기가 있는 풍경전’으로, 어쩌면 놓쳐버릴 수 있는 계절의 아름다움, 흥미로운 사물의 재미, 변하는 만물들의 찰나를 그림으로 담아냈다. 작품은 따뜻한 한편의 시와 같다. 번잡스러운 도심에서 정신적 사유나 여유로움을 주는 차분히 정제된 관조의 세계에 다름 아니다. 절제된 율동과 은은한 색 속의 정서적 움직임을 포착하기 때문이다.
소재는 전주 근교와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곳곳에 산재하고 있는 그리 화려하지도 않은 도심 주변의 편안하고도 평범함 것들이어서 정겹게 다가온다. 작가는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사물을 관찰하고 자연을 감상한다. 그러다보면 어느 덧 자연의 아름다움에 푹 빠지게 되며, 현실의 삭막함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터이다.
특별한 꾸밈이 없고, 솔직하며, 매만지듯이 그려낸 형상의 묘사는 마치 무감각한 도시풍경에 감성을 부여한 듯 따뜻한 온기를 감돌게 한다. 이처럼 일상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를 종이에 붓과 먹 그리고 간단한 채색만으로 단박에 채집해 낸 것.
전체적인 분위기는 사색적인데가 실경을 바탕으로 한 현장적인 체험을 통하여 하얀 순지 위에 토해내는 형상의 조형 언어를 고스란히 담았다. 무엇보다도 자연에 대한 미적 체험과 사물을 투영하는 심미안을 통하여 서정적인 미감을 창출해 내고 있다는데서 작품 세계의 특징이다. 이로써 피고 지는 생명의 순환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의 아름다움이 작품에 감성적으로 묻어난다. 작가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중요한 요소들을 작가만의 시각적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 까닭이다.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전주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 전라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 광주 한국화대전 초대작가, 전북여성미술인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