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늦깍이 박사 학위 취득

 

 

 

 

 

 

  22일 열린 전북대 2015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전 전라북도 기획관리실 유기상(60세)실장이 한국사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사학과의 하우봉 교수(한국사) 지도로 '조선후기 호남파 실학자의 풍수인식과 풍수생활 ; 황윤석, 위백규, 신경준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환갑을 맞는 나이에 늦깍이 박사가 된 것.
 그는 "제2의 인생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하자고 마음먹고 평생학습 꺼리로 문사철 공부를 하려고, 주경야독으로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업무에 쫒겨 박사학위 논문을 마치지 못했다"면서 "전북도 기획관리실장으로 명퇴 후 2014년 고창군수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덕분에 독서시간을 얻게 되어서 이번에 박사논문을 마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졸학력 9급으로 출발, 독학으로 7급 공채와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국가고위공무원까지 진출한 독특한 이력으로 인해 ‘의지의 한국인’, ‘공직성공신화의 주인공’ 등으로 불리기도 한 인물. 때문에 노동부, 정보통신부, 총무처, 내무부 등 중앙정부와 전라북도, 전주시, 익산시 등 지방정부에서 9급부터 고위공무원까지, 실무자에서 관리자까지를 두루 섭렵한 다양한 공직체험과 성과로 ‘종합행정전문가’로 불리기도 했고, 전라북도공무원노조의 베스트간부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사논문 주제는 실학자의 풍수사상이다. 그는 우리 문화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으로, 풍수가 겨레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며 한국과 동아시아 문화의 기층을 해석하는 숨겨진 코드라는 생각에서 풍수사상을 연구했다.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지구환경 문제와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관점에서도 천지인합일의 우주공생과 순환사상인 풍수는, 우주그물망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고 어울리는 매듭고리 사상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무엇보다도 조선후기 우리지역 호남은 실학의 비조인 반계 유형원이 부안에서 실학을 태동시킨 이래로 실학의 산실이었음에도 불구, 그동안의 실학연구는 경기지역의 실학자에 집중 조명된 반면 호남지방의 실학자들이 연구 대상에서도 소외되는 등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는 "다행히 전북대 이재연구소에서 이재 황윤석 연구를 하고 있지만 '이재난고' 번역 사업을 하기에는 중앙재원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고, 전북도에서 추진하여 가시화되었던 '가칭 호남실학박물관' 구축 사업도 터덕이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실제에 비해 훨씬 저평가된 호남실학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호남 3대 실학자인 고창의 이재 황윤석, 순창의 여암 신경준, 장흥의 존재 위백규의 풍수사상을 집중 조명해 보았다"고 강조했다.
  3회에 걸쳐 전북도 문화관광국장을 역임하고, 전주시 문화영상산업국장, 익산시 부시장 등으로 문화관 광행정에 주로 종사면서, 전주한옥마을,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세계소리축제, 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 판소리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의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행한 체험과 성과를 평가하면서 전북 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던 만큼 지역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착이 박사논문 주제 선정에서도 표현된 것이다.
  유박사는 유년시절 서당공부를 하기도 하는 등 인문학에 취미가 있었지만 가정형편상 고창고교를 졸업한 후 9급공무원으로 취업하면서, 독학으로 방송대 행정학과에서 행정학학사를 취득했다. 그 후 공직근무 중에 국비유학생으로 일본 가고시마대학교 대학원에서 지방자치정책 전공으로 법학 석사를 취득하는 등 행정학, 지방자치, 법학 등 행정 공무 수행에 관련한 전공을 공부하게 됐다.
 특히 공직생활 중에도 주경야독으로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국역연수원과 국방대 안보과정, 국가전문행정연수원 고위정책과정을 각각 수료하기도 하면서 평생학습의 길을 걸러왔다. 명예퇴직 후에는 문사철 공부를 위해 2014년도에 '수필과 비평'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하면서 문학공부를 시작했는가 하면 이번에는 한국사 전공의 늦깍이 박사학위를 취득, 역사학 공부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