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교과서에서 공부했던 <정읍사(井邑詞)> 의 현장이 정읍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초산동 아양산 언덕에 정읍사 문화공원이 조성되어있다. 백제 여인의 아름다운 미덕을 담은 백제시대 유일한 현전 가요<정읍사>의 망부상이 허리띠를 두르고, 백제시대 치마, 저고리를 입고 양손을 모으고 그대로서 있다. 절개 굳은 아내가 휘영청 달 밝은 밤 산마루에서 외지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가 만나지 못하고 죽어 망부석이 되었다는 설화. 그 여인이 불렀다고 한글로 전해오는 가장 오래된 백제가요 '정읍사'가 정읍사문화공원의 모태가 되었다.
장사 길에 나선지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자꾸 고개를 드는 의구심을 '달이여 높이 돋아 멀리 비춰주세요' 라는 간절한 기원으로서 마음을 다독거렸을 백제 여인의 기다림에 인생도 삶도 사랑도 기다림도 구슬퍼진다. 도대체 그녀의 남편은 왜 오지 않을까. 1300년 전 그날도 남편을 기다리는 마음이 초조하고 애절하다. 달이 뜨면 아내는 아양산 언덕을 올랐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혹 진흙탕물에라도 빠지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하면서 기다림 속에 안녕을 기원하는 가요 한 편을 지어 불렀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데를 다디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가논데 졈그를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정읍사(井邑詞) 전문>
현대 어법으로 번역을 하면 ‘달님이시여, 높이높이 돋으시어 멀리멀리 비추어 주십시오. 시장에 가 계신가요? 진 곳을 디딜까 두렵습니다. 어느 곳에나 놓으십시오. 임 가시는 곳 저물까 두렵습니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 현존하는 정읍사인 것이다. 망부상 앞면에 검은 돌을 박아 그 위에 정읍사 전문을 새겨 놓았다.
정읍사(井邑詞)는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로,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속악의 가사로 불려졌다. 〈고려사〉와 〈동국여지승람〉에 노래의 제작경위가, 〈악학궤범〉 권5에 가사가 기록되어 있다. (양규창 / 시인. 전라북도문학관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