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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규창문학비

‘춘향소재 시비’

 

 

 

 

 

 

 

 

 

 

 


대한민국 최고의  러브 스토리 춘향전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그치니 쌀쌀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아침, 죽음은 만민에게 평등하니 까불지 말고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절개와 정절의 화신으로 영원히 살아가는 춘향이에게 한수 배움을 찾아 남원으로 떠나본다.  남원은 풍부한 문학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금오신화의 만복사저포기,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전 등이 남원을 무대로 한다.
광한루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춘향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러브 스토리로 전국에 각인돼 있다. 남원에는 춘향의 사연이 얽힌 곳이 많다. 그래서 남원은 흔히 춘향골이라 부른다. <춘향전>은 판소리, 연극, 영화, 오페라 등 수없이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그 줄거리는 이렇다. 성춘향이 남원부의 월매와 성씨라는 양반 사이에서 태어났다. 16세가 되던 단오에 사또 자제 이몽룡과 광한루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맺는다. 이몽룡이 한양으로 영전해 가는 부친을 따라 떠난 후 춘향은 후임 사또에 의해 온갖 고초를 겪게 되고, 죽기 직전에 암행어사가 된 이도령에 의해 다시 행복을 찾게 된다는 줄거리다.
‘춘향테마파크’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의 촬영 장소를 포함하여 사랑의 테마가 있는 관광지로 조성한 곳이다. 만남의 장, 맹약의 장, 춘향뎐 영화세트장, 축제의 장 등 춘향테마의 일대기를 재현하고 있다. 또한 동헌, 관아, 내아, 월매집, 부용당, 옥사정을 비롯해 조선 중기 서민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특히, 춘향 소재의 시를 새겨 담은 김영랑<춘향>, 김소월<춘향과 이도령>, 김동리<남원에서>, 길용숙<그리운 이몽룡>, 진복희<춘향연가>, 양성지<광한루예찬시>, 곽진구<오작교>, 강은교<춘향이의 꿈노래>, 복효근<춘향의 노래>, 성춘향<옥중시> 시비와 <남원의 애수> 노래비가 방문객들의 정서 함양과 휴식공간의 격을 높여주고 있다. 마패 형상의 시비가 서있는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 절제된 언어로 민요적 운율의 시인 김영랑의 <춘향>시비가 거구를 가누지 못하고 누워있다.
'큰 칼 쓰고 옥에 든 춘향이는/ 제 마음이 그리도 독했던가 놀래었다/성문이 부서져도 이 악물고/ 사또를 노려보던 교만한 눈/그 옛날 성학사 박팽년이/ 오불지짐에도 태연하였음을 알았었니라/오! 일편단심'
죽음을 무릅쓰고 일편단심을 지키는 춘향의 애틋한 정절을 세조의 불의에 맞서 죽음으로 충절을 지킨 사육신과, 촉석루에서 순국한 논개의 우국에 대응시켜 노래하고 있다.
남원에 들렀는데 ‘도련님 가시려오’하는 춘향 애련한 그 목소리가 지금도 다락 어디서 들려 올듯하다는 김동리의<남원에서>시비와  함경남도 출신으로. 1968년 ‘순례의 잠’으로 등단한 강은교 의 <춘향이의 꿈노래> 시비가 있다. 2015년 석정문학상을 거머쥔 복효근 시인의<춘향의 노래 >와 우리의 전통 가락인 시조에 동심을 담아내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진복희 시인의 <춘향연가>등이 하나같이 감동을 주는 시어들로 늦가을 무명작가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좀 다른 이야기다. 1999년에 발표된 연세대 설성경교수 논문에 의하면 춘향의 姓은 정확치 않으나 이도령의 실재 인물은 계서 ‘성이성’ 이라는 조선 문신으로 경북 봉화에서 부용당 ‘성안의’ 의 셋째 아들이 있었는데 남원부사로 부임한 부친을 따라 머무는 동안 기생을 사귀었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을 찾았다. 성이성은 다시 옛 애인을 만나려 했지만 한 때 사랑했던 그 기생은 이미 죽고 없었다며 ‘성춘향과 이도령은 실존인물이다.’고 주장한다. 남원시의 관광지 모든 음수대에는 이몽룡의 ‘어사시’와 춘향의‘옥중시’가 새겨져있다.(金樽美酒 千人血, 玉盤佳肴 萬姓膏. 燭淚落時 民淚落, 歌聲高處 怨聲高)?오늘날의 현실에 비유되는 내용으로, “금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로 담근 것이고, 옥쟁반에 올려진 맛있는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을 짜 만든 것이라. 촛대 흐르는 촛물은 백성들의 눈물이요, 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들의 원망 소리 높더라”는 뜻이다. 
남원지역에는 ‘춘향테마파크’ 외에도 덕과의 ‘호암시비공원’ 오리정의 ‘성춘향 옥중시비’ 그리고 사매면 노봉에 ‘최명희문학비’ 교룡산성에 조성된 ‘박항식시비, 김삼의당시비, 방원진시비, 이도령어사시’ 만인의총 앞 ‘오늘이 오늘이소서 노래비’ 흥부전발상지인 성리마을에 ‘김소월시비’ 정령치 ‘이원규시비’ 강희맹의 ‘내고향’ 최익현의‘천왕봉’ 문동도의‘지리산’ 원응 스님의‘천왕봉상조경장관음’등이 문화예술의 고장 남원을 빛내고 있다. /양규창(시인. 전라북도문학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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