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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훈옛그림

벽천 나상목

 

 

 

 

 

 

 

 

 

 

 벽천 나상목(碧川 羅相沐 1924-1999)은 1924년 6월 6일 김제시 용동 316번지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본관은 나주 이다. 김제는 예부터 많은 선비나 서예가를 배출한 고장으로 유명하며 고조부와 조부도 한학을 한 선비 집안이다. 벽천(碧川)의 아호는 김제의 옛 이름인 벽성의 ‘碧’자와 조부의 아호인 우천의 ‘川’자를 따서 벽천이라는 아호를 할아버지로부터 받게 된다.
 벽천은 7세에 서당에 들어가 천자문과 소학을 배우면서 서당의 흰 벽 위에 농악 대원들과 경찰들의 인물화를 그렸으며, 훈장은 훗날 그가 명필이 될 것이라며 격려해 주었다고 한다. 10세 되던 해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숙부의 권유로 김제중앙보통학교에 입학, 신학문을 배우기 시작하였고, 학예발표회에서 그림 솜씨를 선보이며 그는 재능을 인정받아 1939년 16세에 익산농림학교 농업과에 진학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미술선생이 없어 그는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해 나간다. 19세 때인 1924년 숙부의 소개로 대가인 이당 김은호 화백을 만나 자신이 그린 습작들을 모아 보여주었고, 이당은 그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동양인은 동양화를 그려야 한다는 신념을 벽천은 굳히게 된다. 이어 1945년 광복을 계기로 익산 농림학교에 미술교사로 부임하면서 그는 미술교육가로서 그리고 화가로서의 본격적인 삶을 살게 된다.
 1950년 6.25 동란 다음해에 벽천은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된다. 전쟁으로 피난온 묵로 이용우 화백과의 만남으로 그림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50년대 말까지 국전을 통해 중앙화단에 진출하여 작가로서의 성숙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는 국전을 통해 다수 수상하며 추천작가와 심사위원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1953년 2점 입선, 1954년 특선, 1955년 무감사특선 및 입선, 1956년 무감사특선 및 입선, 1957년 무감사특선 및 추천작가, 1958년 추천작가 등을 거쳐 1967년부터 국전 심사위원을 여러 차례 역임했다.
 그는 1975년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를 시작으로 1989년 정년퇴임 및 명예 교수로 취임하기 까지 학생들을 지도 하며, ‘한국적인 멋’이 무언인지에 대해 탐구하였다. 1982년 지역예술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 했던 공로를 인정받아 남산문화상 대상(문화예술상) 수상과 이듬해 전북 도민의 장(문화상)을 수상하였으며, 1991년에는 김제 벽골제 개발 추진위원장으로 앞장서 김제 시민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1995년 폐암 판정을 받은 이후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면서도 지역예술 발전을 위해 자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1998년 벽천 미술관의 첫 삽을 뜨게 되지만, 그는 자신의 소망이었던 미술관 완공을 보지 못한 채 1999년 1월 19일 오전11시 40분 김제시 용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벽천의 산수화는 전통적인 주제를 통해서도 현대적인 예술세계가 탄생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그의 독특한 표현 기법은 전통 회화의 새로운 가능을 볼 수 있게 했다. 이는 전통회화가 과거에서 현재로 또 미래로 이어지면서, 한국인에게 공유되어 있는 고유한 정신 세계를 나타내는 개념이라고 보아야 함이 마땅하다. 어쩌면 뻔하게 보일 수 있는 산수화를 호남의 독보적인 향토색 짙은 민족 정서와 이국적인 회화의 기틀을 마련했던 그은 중국 화보식 경향의 모방이 아닌, 우리의 산천을 향토적이며 한국적인 것으로 표현한 바로 전라도를 그대로 그려낸 것이리라./서보훈 A-옥션 전무이사

 

그림1. <춘경 6곡 일지>, 종이에 수묵담채, 102 x 290 cm, 1972,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2. 청강 김영기 合作 <노안도>, 종이에 수묵담채, 92 x 160 cm,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3. <설악소견>, 종이에 수묵담채, 110 x 116 cm, 1973,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4. <사계산수 8폭>, 종이에 수묵담채,  107 x 31.5 cm, 1971,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5. <화조도 12폭>, 종이에 수묵담채, 113 x 31 cm, 1952,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6. <매조도>, 종이에 수묵담채, 42.5 x 32 cm, 1972,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7. <석수만년>, 종이에 수묵담채, 24 x 31 cm,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8. <추경>, 종이에 수묵담채, 32 x 126 cm, 1955,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9. <청류>, 종이에 수묵담채, 68.5 x 136 cm,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10. <산수>, 종이에 수묵담채, 16 x 49.5 cm (선면), 개인소장, A-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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