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 남궁훈 (石丁 南宮勳)은 1929년 10월 16일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산과 강이 흐르는 천덕리 마을에서 성장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남다른 성품으로 인내심이 강하고 감수성이 예민했으며, 그가 그림에 뛰어나다는 것을 발견한 윤효중에게 그림을 배웠으며, 학교대표로 서예대회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이 때 한번 뜻을 세우면 기어이 하고야 마는 신념의 소유자로, 이러한 성품은 그의 작품 제작에 있어서도 일관된 세계를 보여주게된다.
그 후 석정은 벽천 나상목을 만나 지도를 받고, 1950년 서울대학교에 미술대학에 입학, 심산 노수현과 제당 배렴에게 다년간 지도를 받았다. 이 때 그는 남화 산수풍의 그림을 그리되 산과 물, 그리고 바위, 들, 구름 등의 소재를 즐겨 다루었다.
대학 시절 교내 미술대회에서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 및 총장상을 받았으며, 학생 신분으로 1954년부터 1959년까지 국전에서 연 5회 입선을 하기도 했다. 1955년에는 서울미술대전 최고상, 1982년에는 전북문화상을 수상하며, 대중적으로도 그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1969년부터 1983년 까지 전북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맡았고, 1969년부터 1984년까지 원광대학교 미술대학이 창설되자 교수로 취임, 후진을 가르쳤고, 초대 미술대학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소년기를 보내고 6.25, 4.19, 5.16 등 암울했던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화폭 위에 생명력과 정신력을 오늘날 그만의 예술 세계로 표현해냈다. 1970년대부터 그는 사생을 바탕으로 한국적 풍경을 현실성 위에 서서 표현해 보았으며, 그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 산을 선택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누구보다 친숙한 그 소재를 밑거름으로 이름없고 단조로운 우리 산천을 그만의 화법으로 표현했다.
특히 자연속에 내재된 어느 한 부분의 미(美)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가운데 세세한 부분을 생략하고, 중심부를 강조하는 화법을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통적 정신을 바탕으로 철저한 자연성에 입각, 자연을 주관적 재해석하는 등 현대 회화를 시도한 작가였다. 그는 1980년대 전주시 대성동에 집을 짓기 위해 터를 마련하고, 다가동의 집을 그대로 옮겨 지었으며, 1984년 8월 23일 타계할 때까지 그 곳에서 기거했다. /서보훈 A-옥션 전무이사
그림1. <산수>, 종이에 수묵담채, 68 x 81 cm, 1976,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2. <등나무>, 종이에 수묵담채, 100 x 38 cm,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3. <풍경>, 종이에 수묵담채, 13.5 x 49 cm (선면), 1970,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4. <산수>, 종이에 수묵담채, 48.5 x 61.5 cm, 1976,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5. <철쭉>, 종이에 수묵담채, 33 x 47 cm, 1979, 개인소장, A-옥션 제공
그림6. <산수>, 종이에 수묵담채, 48.5 x 66 cm, 1973, 개인소장, A-옥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