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의 다리

문화재청장의 추천사<한국의다리>

이종근 기자가 놓은 새로운 다리

<한국의 다리, 무욕의 세월을 건너다> 발간을 축하합니다.

이종근 기자의 새로운 저서 <한국의 다리, 무욕의 세월을 건너다> 편집본을 넘기다 보니 그는 옛 다리의 역사성만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다리를 놓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종근 기자는 역사가 있는 옛 다리를 소개하면서 오늘도 길을 잇는 기능을 말없이 수행하고 있는 다리의 오늘 모습과 함께 그 다리에 스며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어 옛 다리의 생명력을 미래와 연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옛 다리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뿐만 아니라 다리를 지나간 많은 인물과 삶의 모습, 사상을 소개하고 수많은 전설, 숨겨진 사연까지 탐색하여 풀어내기 때문에 그가 소개하는 옛 다리는 길어져서 풍요로운 문화가 있는 미래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그 때문에 옛 다리는 길 위에서 르는 노래와 극의 마당이 되기도 하며 시간과 공간을 잇는 새로운 다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의 옛 다리는 삶을 이끌며 영광과 무욕의 세월을 건넌 과거의 다리가 아니라 다양한 역사가 만드는 미래의 새 문화다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가 놓아가는 다리들은 멋진 사진과 함께 상세한 역사정보로 기록물로서의 가치도 높습니다. 또한 그가 뽑은 옛 다리의 제목들은 지극히 문학적입니다. 문학소년의 감성이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은 그의 감성적 표현들은 나이든 독자의 감성까지도 청년기로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발아래 물길을 넘어가는 신선의 길,

수수함과 늘상의 만남으로 아름다움이 읽히지 않는 다리의 아름다움,

아슴아슴 건너는 아름다운 길,

우리민족 상처 간직한 아픔의 다리,

절절한 이별과 약속의 장소 영도다리,

속계와 선계를 이어주는 다리,

세속의 미련을 모두 털어내어 몸과 마음 깃털처럼 가볍게 물위를 걷는 능파교,

선비처럼 단정한 군자정 돌다리 등

마치 시어와 같은 표현들은 신춘문예 당선작처럼 신선한 문학적 정취를 느끼게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철저히 자료를 탐색하여 준공일자, 원래의 크기도 파악하고 있어서 기록물로서의 자료가치도 매우 큽니다.

이제 문화재는 유물로서만 우리에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성과 지성을 일깨우는 창의적인 자료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역경제의 육성자원으로도 이용되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하여문화재의 미래가치 탐색이 절대적으로 요청되고 이를 소개하는 적절한 안내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적절한 문화재 안내서가 부족한 현 상황에서 발간된 이 책은 문화재의 미래가치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려주는 좋은 안내서입니다.

 

다리를 소개하는 그의 글을 통하여는 옛 다리를 찾아 멀고 험한 길달리고, 한없이 걷는 그의 수고와 노력의 힘겨움도 느낄 수 있고 자료를 찾아내는 그의 탐구심과 열정과 함께 현장에서 많은 것을 느끼는 그의 섬세함과 성실함도 엿볼 수 있었습니.

또한 사건과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선진 언론인으로의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기에 감동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문화재관리의 책임행정인으로서 볼 때 그는 귀한 협력자이기도 합니다. 문화재가치가 젊은이들에게, 후손에게 전하여 주는 새로운 다리를 건설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놓는 새로운 다리의 건설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그의 문화재를 향한 열정이 힘든 여정으로 사그라지지 않기를 빌어봅니다.

2015년 6월 16일 문화재청장 나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