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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사람

전주청춘사진관을 아시나요

 

“청춘사진관은 사연이 당첨되면 추억이 듬뿍 담긴 사진을 찍어줍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닌, 사연으로 그 동안 모두 30팀과 함께 작업한 가운데 그동안 5,000여 장의 사연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습니다”

‘청춘사진관’은 스튜디오도 없고 전문 사진사도 없으며, 심지어 돈을 낼 필요도 없어 주목을 받고 있는 20대 두 청춘이 결성한 무형의 사진관이다.

‘청춘사진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진관과는 조금 다른 곳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전액 무료’의 파격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돈 한 푼 내지 않으면서 근사한 화보 촬영을 하고 앨범까지 선물받을 수 있다. 다만, 촬영비는 본인이 내고 싶은 만큼의 기부금이면 충부하며, 이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청춘사진관의 대표(?)는 임기환(28.전북대 경영학과 4년)씨와 유성웅(29.전북대 신문방송 졸) 씨로, 이들 두 남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사연 있는 사람’ 만이 이들의 특별 고객이 될 수 있다.

2013년 11월, 이들을 포함, 전북대 학생 3명이 ‘졸업하기 전, 뭔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며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주는 멋진 재능기부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비록 사진을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아마추어들이어서 나눌 재능(?)이 많지는 않았지만 열정만은 차고 넘쳤다. 대학생 기자단 활동을 하며 촬영 몇 번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주머니를 탈탈 털어 고가의 카메라를 장만하고 ‘청춘사진관’이라는 뿌듯한(?) 작명 작업까지 마치고 나니 가슴이 뛸 듯 기뻤다.

“프로젝트명을 고민하던 가운데 ‘청춘’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죠. 단순히 저희들이 젊어서가 아닌, 뭔가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담겨 있는 말인 것 같았거든요. ‘사진관’이라고 붙인 것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좋아서 였습니다. ‘청춘사진관’이라고 이름을 지었더니, 다들 ‘사진관 위치가 어디냐’고 종종 물어봅니다. 청춘사진관은 페이스북에만 있는 공간인데 말이죠”

임씨 등은 이를 위해 그동안 틈틈이 책도 보고, 학교에서 관련 강의도 들으며 나름대로 사진 공부를 한 까닭에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지만 이들의 첫 사진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단순히 사진의 기술이나 실력이 뛰어나서 사람들이 청춘사진관의 사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 같이 나누며 사는 따사로운 재능봉사 때문은 아닐까.

‘청춘사진관’ 페이스북에는 보기만 해도 든든한 예비장교들, 한복, 졸업을 앞둔 말괄량이 초, 중, 고를 함께 해 온 9명의 단짝 친구들 '전주판 소녀시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한옥마을에서 서명 운동을 하는 할아버지, 전신 화상을 입은 남편과 30년 동안 그와 함께해 온 아내, 꽃다운 여고시절을 함께 보내고 20년이 지난 후, 이웃 주민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 등 저마다 사연도 삶의 모습도 천차만별 제각각이다.

청춘사진관은 한 달에 2~4회 정도 페이스북을 통해 사연 모집 공고를 올린다. 물론 때마다 주제는 다르다. ‘졸업, 그리고 새로운 시작’ 등 그동안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사진 촬영을 진행되고 있단다.

“250통 이상의 사연이 온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참 신기하죠. 매번 주제에 딱 맞는 사연의 주인공이 나타나니까요. 이제 마지막 학기라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고민입니다”

임씨는 촬영은 물론 보정 작업까지 진행하면 꼬박 하루가 걸리고 앨범 제작비 때문에 자비를 털어야 하지만 “한 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분들의 행복한 모습을 담고 싶어요. 물론 취업도 해야죠. 직장인이 되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청춘사진관을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벤트가 진행중 일때, 그들의 사진을 보고 싶거나, 사연을 신청하고 싶다면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lueSpringAlbum), 또는 이메일(bluespringalbum@hanmail.net)로 사연을 보내면 된다.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사람들은 식사권도 주어지며 음료도 제공한다. ‘오스하우스' 식사권의 기회와 맛있는 커피와 귀여운 웰시코기가 있는 '전북대커피베이'에서 음료를, ‘외삼춘네’에서 돼지고기 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촬영 할 때는 한복을 후원받고요.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에서도 후원받아요. 그런데 후원이라는 표현보다는 청춘이 청춘을 응원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희도 다른 청춘에게 응원을 보 내고 싶습니다”

‘청춘’이란 나이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꾸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만큼 재능기부 청춘도 늘어나 훈훈한 바람이 우리 삶 속 행복한 문화로 자리잡길 바라본다. 재능기부를 통해 삶의 향기를 퍼뜨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