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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엄기석개인전

 

 

 

 

 

 피었던 꽃이 어느 새 지고 있다. 화사하게 하늘을 수놓았던 꽃들이 소리없이 떨어져 하얗게 땅을 덮었다. 꽃그늘에 붐비던 사람들은 흔적조차 없다. 화사한 꽃잎 옆에 몰려 오던 사람들은 제각기 화사한 기억속에 묻혀 돌아가고 아름답던 꽃잎 비에 진 뒤 강가엔 마음없이 부는 바람만 차갑다.  올해도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다. 아름다움만 사랑하지 말고, 아름다움이 지고 난 뒤의 정적까지 사랑해야 하는 까닭이다.
 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에 자리한 갤러리 누벨백(관장 최영희)이 22일부터 6월 21일까지 엄기석 화가의 5회 개인전을 갖는다.  ‘생생지화(生生之和),  꽃이 져서 꽃이 핀다’를 주제로 한 이 자리는 20여 작품을 전시, 작가 자신이 꿈꾸고 있는 ‘꿈의 정원’을 통해 관람자들로 하여금 창조적이고 이상적인 생명의 세계를 드러내 제시하는 자리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우주의 보편생명과 일체가 되어 언제 어디서든 그것과 하나가 되어 흐르는 화해의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자연은 작가에게 생명의 고귀함을 일깨워주는 등 자연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는 까닭이다.
  '산에는 꽃 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피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꽃이 지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김소월의 '산수유'란 시처럼 정말 산에는 꽃들이 릴레이를 하듯 쉼없이 피고 진다. 온통 산에는 꽃이 피고 졌다가 다시 또 꽃이 피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매말랐던 숲에 봄이 완연하다.
 최영희관장은 “엄기석의 작업은 작가의 정신세계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심과  경외감에서 우러나온다"며 "긍적적 사고와 성실함, 넓은 아량을 내재하고 있는 그는 작업에 임함에 있어, 종교와 철학분야에 관한 폭넓은 독서를 통해 넓고 깊은 의미의 자연 질서와 섭리를 발견하는 한편 다양한 소재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주공고와 전북대 미술교육과,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미술인회, 전북회화회 회원, 전주미술협회 이사,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전주전통문화고등학교의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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