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천양정(穿楊亭,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6호)’은 일제시대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활터다. 일본 사람들이 다가산의 정기가 서린 곳이라 해서 신사 부지로 확정, 천양정 사원들에게 기증하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자, 끝내 신사 부지로 사용코자 강제수탈을 감행했다.
1945년 해방을 맞아 당시 사장(활터 책임자)을 맡았던 효산(曉山) 이광열(李光烈, 1885-1966)이 적극적으로 반환운동을 펼쳐 토지를 환수하게 된다. 그는 전주의 선비로 서화가 및 교육자로 널리 알려진 학자로 ‘전주부사’ 편찬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일제시대를 살아가면서 항일정신을 불태운 그는 글씨와 그림(사군자)분야에 뛰어나 기량을 맘껏 발휘했다. 천양정이 들어서는 입구에 선생의 편액과 주련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으며, 또, 그의 행적을 기록한 효산이광열기적비가 다가공원에 세워진 까닭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이 20일까지 개관 10주년 기획전 ‘효산 이광열?필묵의 흐름’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시에 선보이는 ‘근농필경(勤農筆耕)’은 우리나라 땅에서 붓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뜻이며, ‘근농(勤農)’은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말이다. 스스로 일제 치하에 저항한다는 뜻과 함께 자신이 서화를 즐기는 선비라는 뜻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서체는 예서이며, 필획은 중봉으로 획을 그었다. 처음엔 강하게 시작했지만 마무리 할 때는 먹물이 없더라도 힘을 주어 천천히 마무리하는 운필법을 사용, 그의 작품 가운데 걸작의 하나임을 한눈에 알아보게 하고 있다.
또, 이번 전시는 효산의 둘째아들인 인당 이영균과 넷째아들인 윤당 이기봉에 이르는 서예 및 문인화가 2대의 작품과 함께 우리나라 근대기 10대 화가로 손꼽히는 묵로 이용우와 고암(죽사) 이응노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들 모두는 선생의 서화에 가르침을 받은 인물들이다. 이번 전시로 인해 시(詩), 서(書), 화(畵) 삼절(三絶)로 알려진 선생이 한국근현대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을 조명하는 등 전북미술사의 체계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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