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10경을 아세요'
우항곡절(迂巷曲折), 굽이굽이 골목길마다 쌓인 곡진한 삶의 얘기들. 한벽청연(寒碧晴烟), 한벽당을 휘감는 푸른 안개, 행로청수(杏路淸水), 은행로를 흐르는 맑은 실개천, 옛 이름 청수동, 오목풍가(梧木風歌), 오목대에서 들려오는 바람의 노래, 이성계가 부른 대풍가, 남천표모(南川漂母), 남천교 부근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모습, 기린토월(驥麟吐月), 기린봉이 토해내는 달, 교당낙수(校堂落水), 전주향교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 곧 글 읽는 소리, 남고모종(南固暮鐘), 남고사의 노을 속 울리는 저녁 종소리, 자만문고(滋滿聞古), 자만동에서 들을 수 있는 수많은 역사와 설화, 경전답설(慶殿踏雪) ,경기전 뜰에 쌓인 눈을 가만히 밟아보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한옥마을 10경은 한옥마을과 연관이 있으며, 이 가운데 기린토월, 남고모종, 한벽청연, 남천표모는 완산8경과 동일하다. 이는 한옥마을에서 빠질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전주한옥마을의 특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은 명소가 탄생했다. 전주시(시장 송하진)는 12일한옥마을 오목대길 옹벽(전통문화연원에서 오목대로 가는 방향)에 전주한옥마을만의 구별되는 경치와 사람살이를 투영한 '한옥마을 10경' 작품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가진 것.
전주 한옥마을은 그 자체만으로 멋스러움을 간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관광의 별, 관광으뜸명소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제슬로시티에 가입하는 등 전국 최고의 명소로 발돋움하면서 관광객 700만 시대로 순항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독특한 풍정을 지닌 한옥마을을 알리고자 전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한옥마을 10경'을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송하진 전주시장을 비롯, 시인 김용택, 안도현, 전 언론인 양창명과 최태주, 소설가 이병천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따라서 한옥마을 10경' 은 한옥마을 10경을 그림과 글이라는 멋진 도구를 통해 표현, 한옥마을 내 색다른 전시공간을 제공, 전주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이 전주 한옥마을을 보고 느끼게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넝쿨로 가득해 지저분하고 으슥했던 오목대길 옹벽이 그림으로 화사해져 색다른 멋을 보여주고 있다.
'한옥마을 10경' 은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송산 최명성 선생과 백당 윤명호 선생 등 한국화 작가들이 10경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춰 표현하고 소설가 이병천 선생의 시적 표현이 더해져 멋진 작품으로 탄생했다.
'우항곡절: 골목길이 우릴 키웠지, 한벽청연: 한벽당에 이내 내릴 즈음, 행로청수: 은행로를 실개천 전너머, 오목풍가: 오목대 바람노래 들었어라, 남천표모: 남천서 울 엄니 빨래하던 날, 기린토월: 기린봉은 큰 달 토해내고, 교당낙수: 향교에서 빗소리도 글 읽는다지, 남고모종: 남고사 저녁 종이 울 제, 자만문고: 자만동에서 피어나던 옛 이야기 꽃, 경전답설: 경기전 첫 눈은 뉘 먼저 밟을꼬' 가 바로 그것이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앞으로도 지역문화 자산을 계승하고 재창조해내는 소중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전주의 미래 비전을 정립하겠다.”며 "제막식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한옥마을 10경' 은 전주시민들에게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멋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설치된 작품을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하던 한옥마을에 대한 애정이 담긴 구전이 '한옥마을 10경'이란 그림으로 규정되어버린 느낌 때문이다. 한옥마을 10경은 재미잇고 신선한 아이이디어이지만 그 전달 방식에 있어 좀더 이야기다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아름다운 것과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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