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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마을숲

무주 통안 마을숲

 

 

 

 

 “나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시민행동 21이 지금까지 꾸준히 추구해온 가치라고 합니다. 시민행동 21과 지난 10월초에 들꽃기행을 다녀왔습니다. 임동연 선생의 권유로 가입한 단체로, 그동안 소모임 꽃다지에 한 번도 참석지 못한 마음이 걸려 가족과 함께 가을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민행동 21은 2000년에 창립된 시민 단체로, 소모임 중심으로 작은 실천으로 조용히 지역사회를 바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지키는 들꽃사랑 ‘꽃다지’, 하천 생태계의 중요성과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여울’, 청소년 환경 모니터링단 ‘올챙이 뒷다리’, 잊혀진 우리의 전통놀이를 찾고 재현하는 ‘오감’, 시민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사회발전에 주춧돌로 활용하는 ‘사회창안센터’등 다양한 소모임이 그것입니다.
 들꽃 기행은 무주 칠연계곡입니다. 칠연계곡 풍광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는 곳입니다. 올해로 26번째에 접어든 들꽃 기행은 제법 연륜이 쌓인 생태기행으로 자리 잡아 일반인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칠연계곡 입구에 도착하여 몇 개조로 나누어 칠연폭포 근처까지 그야말로 들꽃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조는 소재현 공동대표께서 설명을 맡아주었습니다.
 가을이어서인지 상수리나무, 굴참나무로 시작된 나무이야기는 산초, 병꽃나무, 서어나무, 다래나무, 생강나무에 이르기까지 칠연폭포 가는 도중 이어졌습니다. 소재현 대표는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한 생각을 해주게 하였습니다. 거기에는 자연에 대한 애틋한 애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가령 고로쇠 수액을 먹고 심지어는 권장하기 위해 축제까지 등장했는데, 이는 식생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히 ‘꽃다지’ 모임이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자부심이 대단하였습니다. ‘꽃다지’에서는 회원이름을 나무 이름으로 정하여 부르는데 사회에서와 달리 모두가 자연인으로 서로를 존중하기 때문인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점심 후 필자는 막내 산하와 칠연계곡 입구에 자리 잡은 통안(通安) 마을숲을 찾았습니다. 통안 마을 입구에 있는 소나무 숲을 보기 위함입니다. ‘솔향기 묻어나는 마을’ 답게 입구에 자리한 소나무 숲은 통안 마을 상징입니다. 통안 마을은 마을입구 뿐만 아니라 마을주변 모두가 온통 소나무 숲으로 둘려 쌓여있습니다.
 통안 마을은 삼재불입지지(三災不入之地)라 하여 누구나 평안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마을이라고 합니다. 흔히 삼재(三災)는 수재(水災), 풍재(風災), 화재(火災) 등을 대삼재(大三災)라 일컫고 전란(戰亂), 흉년(凶年), 질병(疾病) 등은 소삼재(小三災)라 합니다.
 이런 모든 재앙이 들어올 수 없는 평안한 곳이란 의미로 통안 마을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통안 마을 앞으로 덕유산 동엽령에서 발원한 맑디맑은 물이 흘러갑니다. 통안천이라 불리는 하천이 휘돌아 마을앞쪽으로 빠져나갑니다. 실제 울창한 소나무 숲은 통안 마을 수구(水口)지점에 위치하여 수구막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 쉼터에 자리 잡은 커다란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2그루는 마을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회화나무도 정자나무로 흔히 쓰이는 나무인데 우리지역에서는 흔치 않습니다. 그런 회화나무가 통안 마을을 200여년 지켜주고 있습니다. 회화나무를 아까시나무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잎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잎이 아까시나무와 닮았지만 조금 작고 잎 끝 쪽으로 갈수록 뾰족하다고 합니다. 회화나무는 고향인 중국에서 귀하게 대접받는다고 합니다. ‘입신출세’를 상징하여 벼슬에 오르게 된 기념으로 정원에 심었다고 합니다. 또한 지혜와 진실을 상징하여 중요한 판결을 내리는 재판정에도 심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화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학식이 높은 학자가 태어난다는 믿음을 가져 신성한 나무로 생각해 왔습니다.
 통안 마을 소나무 숲은 최근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소나무 숲에 도농교류센터를 비롯하여 자연친화적인 시설물을 조성하여 ‘솔내음 산촌생태 체험장’으로 변모되었습니다. 물론 마을숲을 있는 그대로 잘 관리 보존하여야 하겠지만 시대의 흐름에 마을숲 변화도 당연한 일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통안 마을 조상은 후손들을 위하여 수해를 방지하고 혹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을 염려하여 소나무 숲을 조성합니다. 심지어는 오늘날 보다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신명난 통안 마을이 되도록 저마다 노력하는 것입니다. “나의 작은 실천이 마을을 바꾼다!”.이상훈 전주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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