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을 안으면 나의 사랑이 넓어지고, 겸손한 땅을 밟으면 나의 꿈이 단단해져요’
효성 김옥순(한국서가협회 이사)씨가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6실서 깊어가는 ‘가을길’을 묵향의 세계를 고스란히 담는 첫 전시를 갖는다.
25년에 마련한 이 전시는 작가의 주특기인 행초서를 비롯, 한글, 한문, 문인화, 사군자 등 그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고 깊다.
동국 조명현선생으로부터 해서를, 여산 권갑석선생으로부터 행서 등 각 체를, 유산 권영수선생으로부터 한글을 배워온데 따른 노력의 산실인 셈이다.
정읍역 앞 여인상(정읍사, 2006) 글씨, 부안면 계화면사무소 앞 여인상(계화의 향기, 2006) 글씨가 그의 작품인 까닭이다.
특히 문인화는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필치와 자유분방한 터치, 그리고 활력적인 색채가 높아만 가는 가을 하늘처럼 구김살이 없다.
전통적인 문인화의 기법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가미, 품성이 스며있는 청아하고 고요함과 함께 섬세한 안목으로 녹여진 부드러움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해, 모성적인 삶의 포용력과 너그러운 아름다움이 여성적 섬세함과 어울려서 필묵과 선으로 잔잔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
시나브로 나무, 꽃과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해주는 바람은 평화롭고 잔잔한 주제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에 작가만의 생명력과 열정을 불어넣어 주면서 테마로 정한 ‘삶을 살아가며’를 천착하게 한다.
한글 ‘나옹선사시’, ‘목련꽃 피는 봄날에’ 등은 우리가 사는 인생사를 여행이라 말하며, 긴 여행을 하고 있는 우리가 돌아갈 곳, 그 고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시간의 흐름과 물, 날씨, 대지, 식물과 나무, 그리고 경이로운 대자연과 더불어 필묵과 함께해온 작가의 모든 것들을 그렇게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 터이다.
‘명심보감구’, ‘가언집(嘉言集) 등 작품마다 자연스러운 여백(餘白)의 미가 함께 공존하는 등 서예미학의 정신은 물론 절제되면서도 과감한 필치 등이 여러 곳에서 드러나면서 빛고운 가을 삼라만상에, 평화롭고 잔잔한 주제로 그치지 않고, 작가만의 생명력과 열정을 불어 넣는다.
“무엇보다도 남편(윤병석 한전 부안지사)의 말없는 지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이같은 전시회는 상상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직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는 칭찬과 격려보단 오히려 따끔한 질책이 크게 힘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마음으로, 아니 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찾아주면 고맙겠습니다”
신춘휘호대전 대상 등을 수상한 까닭에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전라북도서예전람회 초대작가로,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전북학생붓글씨대회, 벽골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서가협회 이사, 한국서예연구회 이사 및 감사로 한문반에 출강하고 있으며, 한글서우회 이사, 전주안골노인복지관 한문반에서 서예를 지도하고 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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