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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마을숲

장수 월강마을 깔봉 숲과 초장 마을숲

 

 

 

 

 소나무는 우리민족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늘 푸르고 의연한 자세, 높은 기상을 느끼게 합니다. 소나무 학명은 ‘피누스 텐사플로라[Pinus Densiflora]’ 인데 속명 ‘피누스’는 ‘산에서 사는 나무’라는 뜻으로 켈트어 ‘핀[Pin]’에서 유래 했다고 합니다. 소나무가 우리나라 종주국이라 해도 틀리지 않지만 일본인들이 소나무를 세계 학계에 소개하면서 ‘재피니스 제드 파인[Japanese Rea Pine]’ 즉 ‘일본 붉은 소나무’라고 지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한국의 소나무가 아닌 일본 소나무로 통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나무 보다 넓은 분포지역을 가진 식물 수종은 없다고 합니다. 1928년 일본 식물학자 우에끼 박사가 우리나라 소나무를 기후와 지형적 특징에 따라 6가지 유형(소나무형 분포지역과 도형화)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동북형(東北型 함경남도, 강원도 지역), 금강형(金剛型 금강산, 태백산 지역), 중남부평지형(中南部平地型 서해안 지역), 위봉형(威鳳型 전라북도 위봉산 지역), 안간형(安康型 경상도 경주, 안강 지역), 중남부고지형(中南部高地型 금강형과 중남부평지형 중간 지역) 등입니다. 이중 금강형 소나무가 재질이 치밀하고, 줄기가 곧고, 수관이 좋아 가장 귀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소나무는 양지를 좋아하며 습기가 많으면 잘 살수 없습니다. 그래서 마을주변에 소나무 숲이 형성되는 것은 이런 생태적 특징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소나무는 오염에는 강한 편이나 사람이 관심 갖지 않으면 멸종될 수밖에 없는 생육구조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나무가 넓게 분포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지형이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이 많고 산성토양이어서 소나무가 자라는 조건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사이 토양이 비옥해져 활엽수인 참나무 류가 잠식해 가고 있어 소나무 생육하는데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또한 온난화로 소나무 생육은 앞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산림청 국립산림 과학원이 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혀 감축하지 않으면 2090년께 남한에서 소나무의 최적 생육범위는 강원도 산간 일부와 경기도 북부, 충북 일부와 지리산 정상부, 경북 울진 서구 소광리 지역 등으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소나무 생육에 커다란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경관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산서면 소재지에서 임실 성수로 가는 방향 우측에 깔봉 숲이 인상적으로 보이는 월강(月江)마을이 있습니다. 월강 마을은 약 400년쯤에 안동 권씨가 터를 잡은 곳으로 본래 월동으로 불렸으며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습니다. 영대산 줄기가 뻗어 나온 자리에 위치한 월강마을은 와우혈(臥牛穴)에 해당합니다. 와우혈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천 건너편에 커다란 둔덕이 있는데, 그것을 ‘깔봉’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깔(꼴)은 소의 먹이가 되는 풀을 일컫는데 와우혈인 마을 형국에 소의 먹이를 대응시킨 것입니다. 깔봉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으며 인위적으로 조성한 흔적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깔봉의 소나무는 구불구불 하게 자란 줄기가 개성 있고 운치를 느끼게 해줍니다. 마치 거대한 고분을 숨기기라도 하려는 듯 소나무 숲이 조성된 모습입니다. 
  산서면 소재지에서 임실 성수 방향으로 아침재 시작 지점 오른편에 초장마을이 있습니다. 초장마을은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원주 이씨가 들어와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하며, 이후 상산 이씨, 안동 권씨가 들어와 살았다고 합니다. 마을 뒷산은 7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어, 칠봉산이라 부릅니다. 풍수적으로 풀 속에 뱀이 있는 모습이라 하여 초중반사(草中盤蛇)형국이라고 합니다. 초장이라는 지명은 여기에서 유래 합니다.
 초장마을 입구에는 2기의 조탑이 있는데, 이를 ‘쌍탑’이라고 합니다. 초장마을에 조탑이 세워지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탑이 있는 곳은 본래 숲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숲은 마을을 가려주는 역할을 하였는데 해방 전후로 점차 없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숲이 없어지면서 마을에 화재가 발생하고, 사람들이 죽는 등 자주 재난이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마을을 지나던 노인이 마을에 재난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마을을 가려주던 숲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마을입구 양쪽에 조탑 쌓을 것을 조언했다고 합니다. 이에 마을사람들이 합심하여 조탑을 세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조탑이 있는 곳에 여러 기의 나무 장승도 함께 조성되어 없어진 숲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초장마을 마을회관 뒤쪽에는 소나무 숲이 그윽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초장마을 주변에는 울창한 숲이 어울러져 있어 2001년 생명 숲에서 주관한 아름다운 마을 숲 부분에서 상을 받을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을회관 주변에 새롭게 소나무 숲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우리주변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소나무 숲의 밝은 미래를 초장마을에서 봅니다. 마을사람들이 바라듯이 초장 마을도 소나무 숲 같이 언제나 푸르고 푸르기를 바랍니다. <제공:이상훈 전주교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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