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의 격변기속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7남매를 훌륭하게 키워 온 한 어머니의 눈물겨운 삶의 이야기가 가정의 달과 어버이날을 앞두고 책으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은이는 올해 77살 된 장수에 사는 최남순 여사로, 둘째 아들인 정예현씨(52세,CBS 춘천방송 아나운서)가 휴가를 얻어 열흘 동안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어머니의 구술을 정리해 ‘아가, 밥 먹었냐(금강P&B. 260쪽. 9000원)를 엮었다.
한 여인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 나간 ‘아가, 밥 먹었냐’는 삶의 고통과 질곡의 세월속에서도 온갖 세파를 이겨 내고 견뎌 온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고 사는 요즘 자녀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적셔주고 있다. 젊은 사람들에겐 부모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분들에게는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을 엮은 차남인 CBS춘천방송 아나운서인 정예현씨는 어머니께 전화를 드릴 때나 어머니께서 전화를 걸어 주문처럼 하시는 첫말이 언제나 “아가, 밥은 먹었냐”로 시작돼 책 제목을 삼았다고.
어머니의 몸무게보다도 더 무거운 삶의 짐을 지시고 격동과 고난의 시기, 곡절 많은 삶을 살아 오셨다고 회고하며 어머니께서는 평소에 입버릇처럼 당신이 살아 온 삶을 책으로 내도 몇 권은 낸다는 말씀을 듣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받아 적어 이번에 책을 출간한 것.
말씀 하시는 어머니도, 받아 적는 자신도 흐르는 눈물 때문에 몇 번이나 글쓰기를 멈췄다면서 개인적인 집안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후세를 사는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을 펴냈다.
최 여사의 출생 과정에서부터, 가난하고 빈궁한 집안으로 시집을 와서 치매 걸린 시부모를 극진히 봉양하면서 겪은 시집살이와 애환, 술을 좋아한 남편과 살면서 일어났던 에피소드, 그리고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면서 칠 남매를 훌륭하게 키운 눈물겨운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자서전을 읽는 내내 흡사 1930년대부터 역사의 수레바퀴를 타고 현재까지 달려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ㄱ히 감추고 싶은 이야기마저 담담하게 풀어 낸 자서전에서는 대장암으로 투병하던 큰 아들과 성수산에서 함께 생활하던 이야기와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 가슴에 묻어야 했던 이야기들까지 들춰내어 진정한 모성애와 눈물샘을 자극하기까지 한다.
또 연대보증으로 인한 집안의 거센 소용돌이와 남편을 잃고 우울증에 빠졌던 자신의 부끄러운 이야기마저도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로 승화되기에 충분하다.
정씨는 “휴가를 얻어 열흘 동안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어머니의 구술을 정리해 책을 엮었다”며 “말씀 하시는 어머니도, 받아 적는 저도 흐르는 눈물 때문에 몇 번이나 글쓰기를 멈췄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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