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수룩한 수염이 뒤덮인 모습이 약간은 캐릭터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연필을 통해 섬세히 그려낸 모습과는 반대로 크로키 하듯 단순하게 그려낸 모습, 수묵으로 울그락 불그락 자신을 표현한 모습, 자신을 여러 명 등장시킨 모습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제11회 2010자화상전(展)’이 오는 19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개최, 작가 자신이 그려낸 자화상을 통해서 작가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난다.
이번 전시는 ‘서신갤러리 미술창작지원시스템2010’ 사업으로, 작가들과 미술학도들의 자화상을 통해 오늘을 사는 세상의 정체성을 살피고 지난 미술사 속 ‘자화상’이 가지는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한 전북지역의 젊은 미술학도들의 작업 경향과 성과를 짚어 보고자 전라북도 내의 미술 관련 대학교 및 대학원 재학생들이 출품한 자화상을 심사 없이 전시하고, 동시에 전북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자화상도 함께 소개하여 세대 간의 교류를 통한 전북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자 치러지고 있다.
자화상전 참여 작가는 도내 지역작가 26명과 학생 127명으로, 대학에서는 군산대학교, 예원예술대학교, 원광대학교, 전북대학교, 전주대학교가 참여했다.
전북작가의 작품을 살피자면, 해학적이고 위트 있는 표현으로 재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곽승호, 김충순, 박민평, 이길명, 임택준 작가의 작품들과 지필묵으로 표현한 김범석, 김윤숙, 이철규 작가의 자화상이 선보여지고 있다.
이어 여백의 미를 살린 이종만 작가와 현대를 살아가는 소외된 인간의 모습과 그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낸 김두성, 류재현, 박시완, 박인현, 이숙희, 이정웅, 이희춘, 임승한, 전우진(조각), 최광호, 최정환, 한숙 작가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차주만, 전우진(영상), 탁영환 작가의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내면화한 작품들과 1994년 대학재학 중에 그린 최정환, 고보연 작가의 자화상, 2006년에 출품된 고(故) 지용출 작가의 자화상 등이 전시되고 있다.
서신갤러리 관계자는 “자화상은 작가의 정체성을 발현하는데 진정한 의미를 두고 있지만 개인의 문제에만 국한된 표현을 넘어서서 한 시대를 반영하기도 한다”면서 “다양한 자화상들 앞에서 삶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며 그 변화된 모습이 어떻게 얼굴에 투영되는지 이번 자화상전을 통해 생각해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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