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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국가 이미지 및 국가 브랜드 창조

 

 


“한국은 ‘일본’ 옆에 있는 나라?”
전문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는 ‘한국 이미지’ 개선이 중요


지난 13일 한국문화교류센터에서 열린 ‘한국 이미지 콜로키움’은 재미 저널리스트인 김명옥 씨의 강연(한국어 통역)으로 시작됐다. 현재 미국 ‘Rocky Mountain News'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명옥 기자는 2005년 'National Headliner Awards Judges'의 공공서비스 부문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는 현재 한국 문화와 역사 등을 미국의 일반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저서 Korea. 2.0을 집필 중이다.



세계 속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어느 정도 위치에 서 있을까.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브랜드위원회에 따르면 조사대상 55개국 중 한국은 3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 경제 순위가 13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점수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2012년까지 세계 1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명옥 기자는 “미국의 국가이미지나 브랜드 가치는 이미 충분히 성장하여 ‘Shaping'의 단계에 있는 반면, 한국의 국가이미지는 아직 ’Creating'의 단계”라며 보다 적극적인 국가 PR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미국에선 대외협력이나 홍보에 대한 사회인식이 높은 반면 한국에선 아직 이러한 홍보나 브랜드 가치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낮다고 이야기 했다.

“미국에선 언론관계자들이 정부나 기관 그리고 기업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죠. 미국 정부나 기업의 모든 분야에는 ‘PR전문부서’가 존재해요. 언론인들이 접근하기도 쉽고, 외부에 개방적이죠. ”
하지만 그녀가 Korea 2.0 집필 중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한국에 문을 두드렸을 때 돌아온 반응은 냉담했다. “한국의 기관이나 단체들엔 외국 저널리스트들이 접근하기 어려워요. 아는 사람이나 인맥의 끈을 이용하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껴지죠. 전화를 하면 담당자들조차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아마도 상부 결정을 기다리는 권위적 시스템 때문이겠죠.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우 직설적으로 문제를 터놓고 대화하는 반면, 한국은 말로 다 하지 않는 비언어적 부분이 큰 것처럼 느껴져요.” 


김명옥 기자와 그녀의 발표를 경청하는 참석자들


한국의 기업이나 기관들이 대외홍보를 어떻게 하느냐는 한국이 얼마만큼 세계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player)인지를 각인시켜주는 일이다. 김명옥 기자는 “다행스럽게도 현재 정부 들어서 한국의 브랜드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외국인 저널리스트들에게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주길 바랐다. 미국 내 한국의 이미지는 ‘골프효과’의 덕을 봤다. 미국에서 펼친 골프선수들의 활약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편이다. 한국은 수많은 경제적 성공을 했지만 대체로 미국 사람들은 ‘한국 전쟁’이나 ‘북한’에 관련된 단편적 지식만 갖고 있다. “미국 도서관에 가면 한국에 관한 책을 찾을 수 있죠. 그런데 대부분의 책들이 한국전쟁과 관련된 책들이에요. 경제서적도 있지만 그조차 일반 대중들이 접근하긴 어려운 게 대부분이죠.”



열띤 발표 속의 한국학중앙연구원 운중관 회의실 모습


그런 와중 한 가지 기분 좋은 발견도 있었다. ‘Ask a Korean Blog'가 바로 그것. 미국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에 의해 개설된 이 블로그는 한국에 대해 미국인들이 갖는 대개의 궁금증에 대해 Q & A 섹션을 통해 답해주고 있다. 하루에 약 천명의 방문자 수를 갖고 있으며 여태까지 이 블로그의 주인이 받은 질문은 1000개가 넘고 약 950개의 답변이 이뤄졌다.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일반대중들이 갖는 호기심과 편견을 해결해주는 이 블로그는 ’다른 아시아인 사이에서 한국인을 식별하는 방법‘이나 ’한국여성들은 모두 성형수술을 하냐‘ 등의 질문에 답을 해준다. 김명옥 기자는 이처럼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한국 이미지 개선노력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녀 역시 일반 대중들에게 한국을 쉽게 소개하기 위한 ‘Korea 2.0'을 내년 3월에 출판할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할 때 “한국은 일본 옆에 있다”고 말해줘야 하는 것이다. 즉, 다른 아시아 국가 사이의 차이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인지도가 낮아 이미지 자체도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김명옥 기자는 1997년 이후 한국의 경제와 현대의 한국문화 그리고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한국은 엄청난 잠재력의 나라죠. 눈부신 경제발전도 많았고 세계적 수준의 영화 등 문화콘텐츠 강국이에요.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한 나라죠. 그래서 저는 한국을 소개할 쉽고 대중적인 책을 쓰기로 시작했어요.”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과거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다이내믹 코리아’ 그리고 현재 ‘스파클링 코리아’로 변화를 시도해왔다. 국가브랜드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지속적 노력을 통해 세계적 브랜드 ‘글로벌 코리아’가 전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날을 기다려본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