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서예 전문 전시관인 전주시 강암서예관이 강암 송성용(1913년-1999년)선생의 대작 '천자문'이 습기가 차서 작품의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등 관리 소홀과, 운영 미숙을 포함, 숱한 문제를 갖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천자문'은 강암선생이 1992년 발간한 '강암 천자문서'의 원본으로, 작품성과 함께 예술성이 뛰어난 걸작이지만 관리 소홀은 물론 아직까지 보수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전주시 강암서예관 설치 및 관리 운영 조례'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마땅히 변상 또는 손해배상을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는 것.
특히 강암선생 10주기를 맞아 올해와 2009년까지 선생의 숭고한 예술혼을 선양하기 위해 강암묵적',‘호남명필의 서비','강암유고집' 발간, 제2회 강암서예기획 초대전, 강암서예대전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본다면 고인에게 큰 누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는 지적이다.<전민일보 2008년 1월 28일자 8면 관련 기사>
강암서예학당 강사들의 경우, 형평성 부분에서 더욱 큰 문제점이 드러나 보인다. 지난 1998년부터 한문반, 서예반, 문인화반 등 3개 반이 운영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강사가 교체되지 않아 공적기관의 인력 독점 현상을 바라보는 서단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간 1천2백만원의 강사비를 전주시로부터 보조받고 있지만 "강사들이 워낙 유능한 사람들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서예관 관계자의 말이 합당하다면, 강사 규정을 따로 두고 객관성을 담보해야 함이 마땅하다는 게 공론.
전주시와 전주시 강암서예관 모두가 이같은 혐의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지금의 평가는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강사 A, B, C씨 등 3명 모두가 고 강암선생의 친,인척 또는 제자들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는 등 '전주시'의 '강암서예관'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으로, 특혜 의혹(?)이 불거져 나온 지 10년 여에 이르고 있지만 개선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운영의 전문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어 가장 큰 문제다.
서예관의 직원은 청원경찰 3명과 여직원(상용) 1명, 사무국장 1명 등 모두 5명이지만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학예연구사를 채용하지 않은 채 전문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전문가로 명함을 내놓는 사람은 문화유산해설사를 겸한 사무국장 단 한 명뿐으로, 1천 2백 여 점의 소장품을 활용해 특별전, 세계서예비엔날레와 같은 대규모 기획 행사를 치르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게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문화유산해설사와 학예연구사는 그 맡은 일의 성격과 특성에서 볼 때 '간이천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이와 함께 작품 설명을 나타내는 '명제표'는 어려운 한자가 대부분을 차지해 일반인 또는 학생,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가로막고 있는 상징물에 다름 아니다. 관광 안내 다국어 시스템은 작동을 멈춘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유명세를 타고 있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임에도 불구, 영문, 일문 명제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서비스가 부족한데다가 지난 1997년부터 6회에 걸쳐 어떻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이곳에서 치렀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한스타일, 전주전통문화도시 사업 등이 널리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70여 명에 이르고 있지만, 현실은 이와는 사뭇 달라 이들 사업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낳고 있다.
전주시와 전주시 강암서예관의 관계자는 "전문적인 학예연구사가 배치되지는 않았지만 문화유산해설가가 그 역할을 하고 있어 운영상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서예학당의 강사들은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기 때문에 교체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민일보 이종근.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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