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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서양화가 오우석

 

 

꽃을 ‘보는 감상법’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산수유는 노랗게 물든 색깔에, 벚꽃은 꽃보다는 그 규모에 눈길이 가는 법. 국화는 아찔한 향기가 특징인 반면 장미는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모양에 앞서 향기가 다가오는 꽃도, 빛깔에 눈길이 가는 꽃도 있을 때란.
 ‘장미의 화가’란 닉네임을 갖고 있는 서양화가 오우석(52, 한일미술교류협회장)씨는 꿈과 기다림, 그리고 설레임을 가득 안고 장미와 함께 끝없는 밀어를 나누고 있다.
 봄의 절정은 장미가 꽃천지를 이루고 있는 붉은 화폭으로부터. 서로 비슷비슷한듯 하면서 모두 다른, 그의 작품은 나비를 통해 진한 향기를 그려내고 있는 등 장미의 외형적인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그 안에 스며들어 있는 의미까지 갈무리하고.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하는 6월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강렬한 색채와 향기로 이글거리는 게 장미 그림의 실체. 빨강, 노랑은 물론 분홍, 주황, 보라 계열까지, 크기도 어린 아이 손바닥만한 것에서부터 어른의 얼굴을 가릴 만큼 큰 것까지 다양하게 방실방실 웃고 있다.
 “장미는 아름다움, 행복, 부를 상징합니다. 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나눠 줄 수 있다면 이 또한 기쁘지 않겠습니까. 때문에 저의 장미는 결코 홀로 외롭지 않습니다. 언제나 꽃무더기가 얼기설기 섞여 있기 때문이죠. 꽃무리를 통해 인간사를 표현하는 일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작가는 나이프를 이용한 스트레치 기법을 병행해 붉은 장미의 강렬함과 노란 색의 부드러움을 표현하고 있단다. 물론 가려진 잎사귀 사이로 수줍음을 머금은 분홍 장미 등에서 보듯 대자연에 바탕한 이미지, 뛰어난 데생력과 정확한 구도, 완숙함 색채 감각 등이 하이퍼 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근경에서는 나이프를 사용하여 장미의 형태를 빚어내고, 원경에서는 붓으로 계곡이나 하늘을 형상화하고 있다. 전에 비해 더욱 화려해진 모습으로 강렬한 욕망을 고스란히 펼쳐보이고 있는 것도 관심의 대상에 다름 아니다.
 작가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장미들이여! 잘 알지 못하겠노라, 장미가 내가 되었는지, 내가 장미의 형상을 닮았는지를. 언제나 수백 송이의 장미가 꽃망울을 떠트릴 것처럼 손에 잡힐듯 생동감이 넘쳐나고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 금방이라도 전시장으로 날아들 것 같은 나비는 메마른 정신 세계에 촉촉이 단비를 내려준다.
 “장미꽃은 다른 꽃에 비해 특히 아름답습니다. 어둡고 고단해도 꽃은 삶에 여유와 활력을 주기 때문이죠. 꽃을 보며 성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비로소 사회가 밝아지고 안정됩니다. 제 아무리 바쁘고 삶이 힘들어도 장미 몇 송이를 들고 집에 돌아가보세요”
 ‘장미꽃을 사랑한다. 장미꽃은 참 아름답다. 그래서 내 모습은 장미꽃같다’ 우울했던 마음이, 기운 빠졌던 몸이, 백만 송이 장미꽃을 보니 생기가 솟는 듯하다. 꽃들은 지들끼리 시샘도 하지 않는다. 욕심많은 인간들과는 달라, 아예 질투도 하지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기분 좋은 향기를 전해주는 ‘장미닮은 사람’이고 싶다.
 “장미 외에 요즘은 소나무를 그리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소재로 한국인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소나무를 다룬 것 같지만 그렇게 흔치 않습니다. 또 선화(禪畵)를 통해 전통성을 찾음은 물론 5욕7정의 찌든 떼를 말끔히 씻어내고 싶습니다”
 바람결에 실려온 짙은 장미향이 코끝을 스치는 기분은 가슴을 설레게 하던 첫사랑의 싱그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초록의 나무들과 붉고 흰 장미꽃들이 조화를 이뤄 품어내는 자연의 아름다움은 보는 순간, 이내 심장의 박동 요동치게 만든다.
 작은 호숫가를 지나 과수원 뒤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걷다보니 정신이 혼미하다. 정겹기까지 한 따사로운 햇살. 11월에 활짝핀 장미는 ‘브라이언 아담스의 노래’만큼이나 그 맛과 멋과 색이 향기롭다. ‘샤론의 장미’인가, 그대는 축복받은 땅에 피는 복스러운 미소, 대지에 가득 울려라. 지금 여기는 땅위의 장미 공화국, 붉은 꿈 담뿍담아 우리 모두 ‘추억 여행’ 떠나잔다. 전민일보 이종근기자

 

1.오우석 서양화가의 말

 

 새는 분명히 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둥지를 털고 나와 나무 끝으로 기어오르고 ‘장미의 나라’를 지나 힘찬 비상을 한다. ‘진정한 화가에게 장미 한 송이를 그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다. 장미를 그릴 수 있으려면, 먼저 지금까지 그려진 모든 장미를 잊어야 하기 때문이다’는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1869-1954)의 말을 생각해본다. 흰 장미, 노란 장미, 정열의 붉은 장미들을 다양한 색상의 꽃들로 ‘장미 천국’을 꿈꾸어본다.


2.안도현시인의 말

 

 작가의 화폭에는 치열함이 가득하다. 그것은 뜨거운 용광로를 통과한 쇳물이 강철로 단련되기 바로 직전에 내뿜는, 몸둘 바 모르는 치열함이다. 더욱이 작가의 상상력은 단선 궤도 위를 오가는 풍경의 왜소함으로부터 언제나 거리를 두고자하는 데서도 감지된다. 짐작컨대, 그것은 오감을 통해 이 세상의 풍경을 몸으로 받아들이려고 탐색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3.작가가 걸어온 길

 

전주 출신
14회 개인전
전국 공모전 및 전북미술대전 우수상, 특선, 입선 12회
반영미술상
소사벌미술대전 서양화분과 심사위원장, 전국별골미술대전 운영위원, 전라북도 관광상품공모전 심사위원
전주시 미술협회 사무국장
(현) 한국미술협회, 상형전 운영위원
(현) 전국춘향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북구상작가회 이사, 한일미술교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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