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당신의 맛’ 인기 절정을 달리면서 촬영도시로 전주가 각광을 받고 있다. 콩나물국밥 식당고 가맥집에서도 촬영이 이뤄졌다. 전주 콩나물국밥의 역사는 1929년 발간된 ‘별건곤(別乾坤)’의 ‘천하팔도명식물예찬(天下八道名食物禮讚)에 기술되어 있다.‘탁백이국은 원료가 단지 콩나물일 뿐이다. 콩나물을 솟헤 너코(시래기도 죠금 넛키도 한다) 그대로 푹푹 살머서 마눌 양넘이나 죠금 넛는 등 마는 둥 간장은 설넝탕과 한가지로 대금물(大禁物)이요 소곰을 쳐서 휘휘 둘너 노흐면 그만이다. 원래(元來) 달은 채소도 그러하겠지만 콩나물이라는 것은 가진 양념을 만히 너어 맛잇는 장을 쳐서 잘 만들어 노아야 입맛이 나는 법인데 전주 콩나물국인 탁백이국만은 그러치가 안타. 단지 재료라는 것은 콩나물과 소곰뿐이다. 이것은 분명 전주콩나물 그것이 달은 곳것과 품질이 달은 관게이겠는데 그러타고 전주 콩나물은 류산암모니아를 쥬어서 길으은 것도 아니요 역시 달은 곳과 물로 길을 따름이다. 다가치 물로 길으는데 맛이 그렇게 달으다면 결국 全州의 물이 죠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략) 아츰 식젼에 그러치 아니하면 자정(子正)후에 일즉 일어나서 쌀쌀한 찬 기운에 목을 웅숭커리고 탁백이집을 차져간다’고 했다.
전주 콩나물국밥의 특징은 솥에 콩나물을 넣고 마늘양념을 조금 넣는 둥 마는 둥 하고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것이 전부다. 맨 콩나물을 푹 삶아서 소금을 치는 일밖에 없는데 다른 곳과 맛이 다르다니 신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 맛은 물이 핵심이다. “다가치 물로 길으는데 맛이 그렇게 달으다면 결국 전주의 물이 죠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이 이를 말해 준다. 전주는 물이 좋은 곳이고 좋은 물로 기른 콩나물이 좋은 식재료였다. 그래서 전주콩나물로 끓여낸 국밥이 전주콩나물국밥의 명성을 얻게 됐다.
1920년대부터 전주콩나물국밥이 해장국이었다. 자정 이후 아침 식전에 남문밖 장터에서 일을 하는 장꾼들이 탁백이집에 찾아가서 콩나물국밥을 먹었다는 이야기이다. 전주 남문밖 장은 삼남지방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시가 조성된 곳이다. 허목은 ‘미수기언(眉叟記言)’에서 “전주는 강해도시로서 재화와 물품을 실어 나르는 길목이요 상거래가 활발한 곳(全州江海之都會 物貨之途 商賣之所)”이라 했다. 탁백이집은 선술집같다고 했으니 장터의 허름한 국밥집이었다.
지난 12일 ENA 채널에서 방영을 시작한 ‘당신의 맛’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전주서 62회차 촬영을 진행했고, 드라마 배경이 되는 도시 이름에 ‘전주’라는 지역명을 사용했다. 전주 남부시장과 청연루, 노송광장, 전주 대표 가맥집과 콩나물국밥 식당 등에서 촬영이 이뤄져 전주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이 운영하는 식당의 외부는 전주 한옥마을 내 상가건물에서, 식당 내부 공간은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촬영됐다.
이중환의 ‘택리지’엔 “전주를 둘러싼 산형이 바르지 않은지라, 이곳 사람들에게는 위기(胃氣)가 있을 것이다”라 했다. 여기서 위기는 각종 위장질환을 말하는데, 그래서 전주 사람들이 위장을 보하려고 콩나물을 많이 먹었다는 이야기다. 또 전주 부근의 토질이 좋아 양질의 콩이 많이 생산, 공급되고, 전주의 수질이 콩나물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에 콩나물이 맛있다. 전주는 드라마와 영화 찍기 좋은 도시라는 입소문이 퍼져 있다. 이제는 글로벌 영화·영상산업 비전 선포에 따라 로케이션 인센티브 확대와 추가 지원에 적극 힘써야 한다./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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