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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먹거리6> 전주 경원동 고향집 시래기국

<먹거리6> 전주 경원동 고향집 시래기국

가을에 무로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남은 무청을 말린 것이 시래기다.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버릴 것이 없는 무는 뿌리인 무는 김치를 담고 줄기와 잎인 무청은 말려서 시래기로 만든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겨울철에 각종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소중한 먹을거리였다.

요즘은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영양소인 식이섬유를 보충하거나 비만을 탈출하기 위한 다이어트 등에 좋은 건강 먹을거리로 떠올랐다.

무청 시래기는 구수한 맛과 부드러운 촉감이 일품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겨울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말렸기 때문이다.

시래기는 무의 푸른 무청을 말린 것이고 우거지는 배추 같은 푸성귀에서 뜯어낸 겉대를 말한다. 배추의 겉대는 갈색으로 변하지 않은 것이 좋다.

 둘 다 된장국이나 탕 등에 넣으면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아진다. 열에도 쉽게 파괴되지 않는 영양소가 많다. 배추 잎이든 무청이든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무청은 끓는 물에 한 번 데쳤다가 말리기도 한다. 우거지는 데쳐서 물기를 짜서 비닐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하기도 한다.

전주 경원동 고향집에서 시래기국과 함께 막걸리와 맥주를 마셨다. 식탁에 열무김치, 파김치, 계란말이 등도 나왔다. 

이곳의 열무김치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풋풋한 향은 덤이다. 막걸이가 꼴깍 꼴깍 잘도 목을
타고 넘어간다.

열무는 ‘어린 무’를 뜻하는 ‘여린 무’에서 유래했다고 하지만 결코 술맛은 여리지 않다.

열무김치는 냉면이나 비빔밥, 비빔국수 등 여름 음식에 빼놓을 수 없다. 죽은 입맛도 살리는 명의로 꼽히기도 한다. 

우리나라 열무는 지역별로 기호도에 차이가 있다.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의 품종이 각각 다르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궁중 계통이 많이 재배되고 경상도 지역은 잎이 결각이면서 다소 억센 것을 선호한다. 전라도에서는 잎이 판엽이며 부드러운 품종이 재배된다.

열무는 강한 햇볕을 받을수록 잎이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 열무가 가장 맛있다.

열무는 무청보다 조직이 연하고 색이 선명한 녹색을 띠고 있어서 시래기로 만든 뒤 나물로 무쳐 먹어도 좋다.

전주 10味 중 하나인 열무는 전주 동쪽 기린봉 기슭에서 생산되는 것과 전주의 남쪽 완산주와 임실의 경계선에 있는 효간재에서 나오는 것을 손꼽는다.

열무는 하얀 밑둥도 먹지만 주로 푸릇푸릇한 이파리를 먹는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사철 맛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한여름 뙤약볕 아래 소나기를 맞으며 자란 싱싱한 열무 맛을 따라갈 순  없을 것이다. 

이런 열무로 시원하게 물김치를 담가 국수에 말아먹는 열무 물김치는 여름의 열무가 선사하는 시원하고 알싸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