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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무장현출신 이형록 책가도, 노트로 재탄생

ㄴ무장현출신 이형록 책가도, 노트로 재탄생

책가도 만년필 유선 노트는 '전이형록필책가도'를 소재로, 문방도 만년필 무선 노트는 '이형록필 책가도'에 착안, 디자인돼 시판에 나서 눈길을 끈다.

국가유산진흥원이 인기 문구 브랜드인 컴포지션스튜디오와 협업해 '책가도·문방도 만년필 노트'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상품은 지난해 12월  컴포지션스튜디오에서 펀딩 커뮤니티 '텀블벅'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 펀딩률 2,235%를 달성해 정식 출시 전부터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상품은 조선시대 선인들의 책에 대한 애정과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전통회화 책가도를 소재로 활용했다.

책가도 만년필 유선 노트는 '전이형록필책가도'를 소재로, 문방도 만년필 무선 노트는 '이형록필 책가도'에 착안해 디자인했다. 이형록은 책가도 대가로 평가받는 조선말기 궁중화원이다. 노트의 가격은 각 2만,2000원이다.

고창 무장현 출신 궁중 화원 이형록(李亨祿, 1808~1883년)은 그림을 업으로 삼은 가문 출신에서 출생인데다가 증조부, 조부, 부친, 숙부가 모두 화원(畵員)이었다는 사실에 전북미술사를 새로 써야 할 정도로 놀라운 발견이다.

이형록의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여통(汝通), 호는 송석(松石).  무장(茂長)에서 출생했고, 1864년에 이응록(李膺祿)으로, 이어 1871년에 이택균(李宅均)으로 이름을 두 번 개명했다.

그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화원 가문 출신이었다. 증조부 이성린(李聖麟, 1718~1777), 조부 이종현(李宗賢, 1748~1803), 부친 이윤민(李潤民, 1774~1841), 숙부 이수민(李壽民, 1783~1839), 그리고 손자 이덕영(李悳泳, 1780~1907 이후)도 화원이었다.

그는 많은 궁중 행사에 동원돼 그림을 그렸다. 1852년과 1861년에는 철종 초상화 제작에 참여했다.

문방도와 책가도는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책을 중요하게 여겼던 조선시대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책가도의 하나라 할 수있는 ‘문방도’(文房圖)도 있다. 

책가도가 책을 올려 둔 책장이 있다면 ‘문방도’(文房圖)는 책가도와 같은 소재들이 그려졌지만 책장이 없다. 특히 선비들의 필수품이던 ‘문방사우’(종이·붓·먹·벼루) 등이 배치된다.
18세기 궁중과 사대부 관료문인들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책가도·문방도는 19세기에 이르러 민간으로 확산된다.
기존 소재에 부귀와 장수, 출세, 다산 등의 상징이 담긴 각종 동식물·사물들을 화면에 함께 그린 것이다.

이형록은 특히 책가도(冊架圖)로 명성을 날렸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책가도는 책장에 서책과 문방구, 골동품을 그려 넣은 그림이다. 투시법과 음영법이 적용돼 서양화 영향을 받은 회화 장르로 평가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형록이 두 번이나 이름을 바꿨다는 점이다.

1864년에는 이응록, 1871년에는 이택균으로 개명했다. 이름 변경은 화풍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정조 임금이 차비대령화원(임금 직속 최고 화원) 정기 시험에서 이종현이 책거리를 그리기를 내심 기대하다가 다른 그림을 그려내니 호통치며 귀양 보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이택균 책가도의 또다른 특징은 서가에 있는 각종 기물 중 인장 틈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인장을 그려서 일종의 작가 서명을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형록 시기의 문방도(文房圖)도 눈길을 끌고 있다.

책장과 서안(書案·책상) 등 좌식 가구가 없는 문방도다.
이형록의 자 '여통'(汝通)이 좌우 반전된 도장이 그려져 있다.

문방도는 바닥에 책과 기물이 놓인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책갑(冊匣·책을 넣을 수 있는 상자)의 비단 패턴, 병의 무늬 등에 금니(金泥·금물)가 사용됐는데, 그림이 궁중 또는 높은 신분의 주문자를 위해 제작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형록의 인장이 남은 것으로는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책가도' 8폭 병풍(1863년 이전)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책가도' 8폭 병풍(1863년 이전)이 있다.

 이응록의 인장이 남은 것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책가도' 10폭 병풍(1864~1871) 등이 있다. 또, 이택균의 인장이 남은 것으로는 통도사성보박물관 소장의 1864~1871년 10폭 병풍(1871년 이후)이 있다. 

국가유산진흥원의 문화상품은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내 사랑 문화상품관 등 9곳과 온라인 쇼핑몰 케이헤리티지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이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