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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안숙선 명창, 홀로그램으로 국립극장 ‘송년판소리’와 작별




안숙선 명창은 올해를 끝으로 국립극장 ‘송년판소리’에서 물러난다.
안명창이 28일 오후 3시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송년판소리’에 홀로그램으로 출연한다.
매년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는 완창판소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국립극장은 12월엔 특별히 ‘송년판소리’ 무대로 꾸며 왔다. 2010년부터 국립극장의 ‘송년판소리’ 무대에 섰던 안 명창은 올해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창을 하는 모습의 홀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난다.
안명창의 홀로그램은 2020년 남원시가 개관한 ‘안숙선 명창의 여정 전시관’의 한 코너로 국악계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국립극장이 공연에 홀로그램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송년판소리’를 위해 최근 제작했다.
남원출신 안명창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로 197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수백 편의 창극 무대에 출연했다. 또 1986년 처음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오른 이래 30회가 넘는 최다 출연의 기록을 세웠다. 국립극장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심청가·흥보가·수궁가·적벽가)을 모두 완창한 유일한 소리꾼이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7년 동안 국립창극단 단장 및 예술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안명창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송년판소리’ 무대를 도맡아 국립창극단과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2013년부터는 안 명창의 제자들도 함께 출연했다. 하지만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지난해 ‘송년판소리’에서는 제자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 올라 판소리 ‘심청가’ 중 선인 따라가는 대목과 단가 ‘사철가’를 불렀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 ‘안숙선의 송년판소리’에는 안 명창의 소릿길 인생을 되새기는 자리인 만큼 무려 제자 50여 명이 참여해 다섯 바탕의 주요 눈대목을 독창·합창·입체창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선보인다.
1부는 안 명창이 창을 하는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구현해 관객에게 특별한 시청각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국립창극단 단원들이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백미로 꼽히는 눈대목들을 차례로 들려준다. 2부에서는 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현재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 예술감독인 유수정 등 중견 소리꾼들이 판소리와 민요를 들려준다. 이날 고수로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과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고법 이수자 이태백이 함께하고, 해설과 사회는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창극단 관계자는 “안숙선선생의 건강이 무대에 올라 소리를 할 만큼 좋지 않아서 홀로그램으로 준비하게 됐다”면서 “올해를 끝으로 ‘안숙선의 송년판소리’는 막을 내린다”고 했다. 이어 “공연 당일 안 선생님의 컨디션이 괜찮으면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국립창극단은 ‘송년판소리’ 하루 전날인 27일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송년음악회-어질더질’을 올린다. 국립창극단이 올해 지역에서 선보여 호평받았던 창극 콘서트를 국립극장에서도 선보이는 것이다. 올해는 판소리 ‘수궁가’를 테마로 한 ‘토선생, 용궁가다’. 네 시간가량 소요되는 분량의 원전을 80여 분으로 압축해 다양한 음악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창극 콘서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판소리와 민요를 아울렀다. 유은선 감독이 직접 극본을 구성하고 연출로 참여했으며,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귀토’ ‘리어’ 등에서 탄탄한 소리의 짜임새를 보여 준 한승석이 작창으로 함께했다. 이번 작품은 국립창극단 중견 단원 김금미가 해설자 격인 도창을 맡았다. 토끼 역 김준수, 자라 역 유태평양, 용왕 역 이광복 등 국립창극단의 젊은 단원들과 청년교육단원 48명이 출연한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