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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한지의 한국적인 모습, 회화가 되다'ㅍ차종순 한지작가, 전주 교동미술관서 개인전

'한지의 한국적인 모습, 회화가 되다'
차종순 한지작가, 전주 교동미술관서 개인전

차종순 한지작가가 12일부터 17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2관에서 열 세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는 ‘휴(休)’ 연작 수십 여점을 선보인다. 한지를 미니멀하게, 단순하게 표현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반추상 또는 추상의 회화 작품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지의 한국적인 모습이 회화 작품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휴' 작품 가운데 세로 7m 20cm, 가로 1미터 20cm 크기의 작품이 가장 크다. 모두 6개의 작품을 '한지를 꼬아만든' 이른 바 지승으로 표현했다.

한지의 바탕 위에 억제할 수 없는 내적인 힘, 즉 자연의 직관과 형태를 빌어 내면적이고 본질적 감정을 강한 색채와 조형적 언어로 작품을 표현했다.

그보다 약간 작은 '휴' 작품은 모두 4개로 구성, 푸른 산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작가는 '휴' 연작을 통해 일관되게 추구해온 한 가지는 감성적 몰입을 통해 생성하며 발생하는 이미지, 즉 기운생동의 미학을 선보이고 있다, 한지의 물성 위에 구현된 작품 하나하나에는 빛나는 인생의 소중한 기록들이 구현돼 있다.

한지라는 전통적 물성과 현대적인 물성을 결합, 조형적인 면에서 뛰어난 해석을 한 부분이 돋보인 수준 높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번 작품 ‘휴(休)’ 역시 평생의 화두에 기반하여 닥펄프를 이용한 백색 저부조형식으로 미니멀하면서도 정제된 모듈 위에 먹을 이용한 기운생동(氣運生動)하는 음의 선율을 융합했다. 대부분 기하학에 속하는 요소는 원을 기반으로 하되 다양한 변형을 모티브삼아 여러 개로 분할한 요소를 다시 조립하듯 한 공간에 배치, 분리와 조합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음.양각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는 충만함과 공간의 무한성을 보여준다.

보는 시각에 따라 마치 미세하게 진동하는 흑백의 모듈조각은 동양적 사유의 자유로움 속에 유영하듯 일필휘지의 강한 먹선과 융합된다.

개체가 모여 전체를 이룬 가지런히 정렬된 닥펄프의 정적인 정렬은 깊은 물속처럼 고요하면서도 명징한 느낌을 주지만 스며드는 듯한 먹의 음영은 사진의 네거티브 필름처럼 오래전에 각인된 어떤 심상처럼 사색적이며 때로는 작품과 일체화되는 평정과 고요함을 보여준다.

작가는 "끊임없이 한지로 작업하고 새롭게 보여주는 일은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고, 한지의 극한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다시 한번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작품들을 통해 많은 이들과 봄날처럼 싱그러운 삶의 에너지와 치유, 희망을 공유 했으면 한다”면서 "큰 변화를 시도한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깊은 침묵 속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며 평화롭고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경희대 석사와 원광대 미술대학원 박사를 취득한 작가는‘2005 아이치엑스포 한국관 내 백색관’을 한지로 연출, 호평을 받았다. 2007년 뉴욕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관저 한지게스트룸 총연출, 2010년 청와대 VIP접견실 한지등 연출, ‘G20 정상회의장 한지공간 연출 2015년 NYU뉴욕대 동아시아학과 국제교류원 한지공간 총연출 등 국제적 활동을 통해 한지의 우수성을 지구촌에 널리 알리고 있다.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융합조형디자인학과 명예교수, 전주 한지공예대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