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섭 화백이 14일까지 전주KBS 갤러리서 스물네 번째 개인전 '봄 같은 추억'을 갖는다.
전시는 수채화와 유화로 구성된 꽃과 자연 풍경으로 일관한다. 일명 꿈과 행복의 메신저임을 자청하는 작가는 그림이라는 것이 우리 삶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로 기능하기를 소망한다.
자칭 ‘행복을 그리는 남자’라고 말하는 그는 행복감은 바로 지금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바로 여기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그 비결이라고. 그래서 그의 작품은 삶에 대한 긍정의 힘이 넘치며 꽃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한다. 단순히 시각적 미감만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고양시키고 인생의 의미를 일깨움으로서 새로운 일상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케 한다.
햇살 한 줌이 새순에 닿는다. 그 햇살이 이불 위에 모여 겨울을 털어낸다. 식물에도 손길이 뻗었다. 생명을 움트게 한다. 평온한 봄날이다. 해바라기하는 꽃나무 곁에서 차를 마신다. 햇살이 기운다. 깊은 잠은 바람 소리, 새소리도 멀리한다. 나른해진다. 금방 꿈결로 접어든다.
'힐링, 지리산 작품 속 자연물들은 정지되어 있지 않다. 흐르는 시냇물 소리, 일렁이며 부딪히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의 떨림, 살랑거리는 바람, 은은한 햇빛을 온전히 만끽하며 세속의 시름을 벗어나게끔 만든다. 그림 속 소재의 작은 떨림과 빛의 음영에서는 세속의 시름을 벗어나 청아한 산기운을 맞고 있는 듯한 감정이입을 체험하게 된다.
'낭만 겨울 여행'1은 장수 방화동 계곡을, '낭만 겨울 여행'2은 익산 삼기면을, '느림의 미학'은 지리산 봄 풍경을, '봄날 완산칠봉 꽃동산'은 철쭉을 그렸다. '쉼'은 대아저수지 밑에서 자전거를 타고 쉬라는 작품이다.
평화롭고 안온하며 과불급의 조율로 섬세하고 신중하게 운용된 풍광은 세상의 묵은 때를 씻고 다시금 살아있음의 이유를 재발견하길 바라는 작가의 맑은 심성을 담고 있다. 작품에는 흔히 접할 법한 우리 주변의 자연 풍광과 꽃을 담았다. 작가의 자연을 아우르는 작품을 마주하면, 구상회화로의 능숙한 표현력뿐만 아니라 서정적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독창적인 조형성으로 화사하면서도 세련된 화풍을 이어온 작가의 회화는 단순한 시각적 미감에 그치지 않는다.세상의 묵은 때를 씻고 다시금 살아있음의 이유를 재발견하길 바라는 작가의 맑은 심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백호 크기의 ’봄같은 추억’은 소년기의 추억이 되살아난다. 가오리연, 굴렁쇠, 딱지, 구슬 등이 등장하며 나타난 ‘매화’는 한겨울을 잘 이겨냈다는 의미를 담았다. ‘봄같은 기억’과 ‘봄같은 추억’ 등 작품엔 팔방놀이, 빠끔살이, 구슬치기, 표딱지 놀이 등 지난날들이 오버랩된다. ‘강강술래’와 ‘축제(사물놀이)’ 등도 지난날 우리네의 모습이다.
화면 속 수양버들이 바람에 따라 흐르며 빨간 자전거에 내려앉고, 계곡 속 청아한 초록 빛깔의 물빛이 여름을 재촉하고, 노랑 은행잎 떨어질 때 반갑게 마주하며 달려오는 백구의 모습은 평온하고 따뜻한 정감이 묻어난다. 눈 녹은 개울가, 푸른 연못, 여름 햇빛을 듬뿍 받은 해바라기, 만개한 코스모스 등 사계절이 화폭에 가득하다.
수채화는 색이 투명해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치유되는 것 같다는 작가. 작품의 소재도 밝은 자연풍경이다. 늘 내 곁에 꽃 피는 당신, 고맙다. 덕분에 설레임으로 붓을 들고 행복감으로 화폭을 채운다. 당신은 내 가슴에 핀 한 떨기 꽃이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보이는 것이 모두 밝게 빛났다. 오랫동안 늘 보는 자연풍경도 새롭고 아름답게 보였다.
풍부한 색감과 풍성한 꽃잎으로 완성한 꽃다발에서 화려한 색감과 볼륨을 살려 꽃이 가진 미덕을 극대화시켰다. 겹겹의 잎이 탐스러운 꽃은 라넌큘러스, 여리고 오묘한 색감의 리시안셔스, 독특하고 야성적인 꽃잎을 가진 샌드소니아, 뾰족한 달걀 모양의 꽃잎을 가진 스카비오사, 소금을 흩뿌려놓은 듯한 아미, 윤이 나는 강렬한 색감의 꽃잎이 돋보이는 양귀비, 우아한 라일락을 스타일링했고 아이비 줄기를 더했다.
작가는 "평화롭고 안온하며 과불급의 조율로 섬세하고 신중하게 운용된 풍광은 세상의 묵은 때를 씻고 다시금 살아있음의 이유를 재발견하길 바라는 맑은 심성이 담겨 있다“면서 “추억을 생각하면 그립고 행복하다. 그래서 작품에 옛 추억을 넣었다. 여러분들의 '봄 같은 추억’이 되살아나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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