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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전북지사 관사, 리모델링후 2024년 도민 개방

전북지사 관사, 리모델링후 2024년 도민 개방

27년동안 전북도지사 관사로 쓰인 이곳은 올해 안에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도민들에게 공개된다. 그 시기는 내년이 될 듯하다.
지난 5일 전주 한옥마을. 한옥마을과 사적(史蹟) 경기전이 내려다보이는 풍남동 2층 양옥집에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넓이 180㎡(약 55평) 정원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었다. 한눈에 봐도 한옥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명당이었다. 이곳은 50여 년 전인 1971년부터 전북은행장, 전북도 부지사, 전북도지사 등이 살림집으로 쓰던 관사(官舍)다.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도지사 관사는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 목적으로 지은 2층 단독주택이다. 1976년 전북도가 매입해 19년간 부지사 관사로 사용하다가 1995년 민선 시대부터 도지사 관사로 쓰였다.
2022년 7월 김관영 지사가 취임하면서 “관사를 도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했고 한 달간 관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도민 의견을 모았다. “게스트하우스로 쓰자” “매각해 예산에 보태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전북도는 이곳에 전시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전북에는 전시 공간이 부족해 도지사 관사를 다양한 전시·공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전북도는 먼저 풍남동 2층 관사를 둘러싸고 있던 2m 높이의 담장부터 허물었다. 관사 1층은 미술 작품 등을 전시하는 전시관으로, 2층은 도지사의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정원에는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쉼터와 야외 공연장을 만든다. 올해 안으로 완공하는 게 목표다. 관사를 전시관으로 바꾸는 데 4억6, 500만원이 들었다. 김 지사는 관사를 내주고 도청 근처 아파트에 전세를 얻었다.
한옥마을 안에 있는 도지사 관사는 대지면적 599㎡, 연면적 402㎡(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로 처음 지어졌고, 1976년 전북도가 부지사 관사로 매입했다. 1995년 민선단체장 시대를 맞아 유종근 전 지사가 처음으로 입주하면서 역대 도지사의 관사로 활용했다. 하지만 현 관사는 지어진 지 52년이 지나서 시설 노후화로 유지비가 한 해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8~9년에는 야행성이 강한 쥐들이 관사 주택 2층 안방 천장 속을 휘젓고 다니는 통에 당시 김완주 지사 부부가 밤잠을 설친다는 일화도 있었다. 전북도는 서생원(쥐)을 쫓기 위해 안방 천장에 초음파가 나오는 해충 퇴치기를 15만원을 들여 설치하기도 했다.
또 옛 도심 주변에 위치한 지금의 관사가 신시가지에 있는 현 전북도청과의 접근성을 고려하면 이전 필요성도 꾸준히 나왔다. 도지사 관사는 2021년 기준 공시지가로 약 12억원에 이르며 부동산업계는 시세로 따지면 건축물을 제외하고도 최소 20억원 이상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북지사 관사는 1980년대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옛 영빈관(현 전북문학관) 자리에서 1990년대 덕진구 송천동 서호아파트를 거쳐 현재 풍남동 관사로 이어져왔다.
1980년 7월 덕진동 2가 1883평의 부지에 연건평 398평 규모로 지어진 뒤 평소에는 도지사 관사로, 대통령이 전주를 방문할 때는 대통령 숙소로 사용됐다. 당시 이 건물은 지방에서는 보기 드물게 초호화 집기 등을 갖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며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는 지방청와대로 사용되지 않다가 한때 예술회관 분관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후 1995년 11월부터 민선 유종근(柳鍾根)지사가 취임하면서 외빈을 접견하는 영빈관으로 사용해왔으며 한때 도지사 공관으로 사용하려다 도의회의 반발 등으로 좌절됐다.
덕진공원과 국악원 블록을 지나면 이름있는 부촌이던 호반촌이 나온다. 권삼득로의 막바지에는 지난 2011년 9월에 문을 연 도립문학관이 정읍사와 서동요의 고향임을 일깨우고 있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기리는 혼불문학공원도 지척에 있었다. 문학관 부지는 1980년대 대통령이 내려와도 묵고 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게 지어졌던 도지사 관사가 있었던 곳이다. 한때 전북예술회관 분관과 전북외국인학교로 이용되다가 도립문학관에 자리를 내줬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사가 하나둘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술관이나 도서관 등으로 리모델링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기도 한다. 3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장들이 쓰는 관사 수는 2019년 23곳에서 2023년 7곳으로 4년 사이 3분의 1 넘게 줄었다. 관사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서울, 대구, 경기, 강원, 전남, 경북, 강원 평창 등이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