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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전라도군현도첩' 에 첫선,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 고부·고산·고창 금구·금산·김제·만경·무주·부안·순창·여산·용담· 용안·임실·임피·장수·전주·정읍·진안·태인·함열·흥덕 등 42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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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이 24일 갖는 '제175회 미술품 경매'에 '전라군현도첩'이 출품, 눈길을 끈다.
이는 전라도의 군현도를 모아 제작한 첩으로, 본래 한 면의 지도들을 반으로 접어 지금의 책 형태로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 전라도는 행정구역을 동·서로 나누어 동쪽 산악지대를 좌도(左道), 서쪽 평야지대를 우도(右道)라 칭했다.
56개의 군현 가운데 고부·고산·고창·구례·금구·금산·김제·나 주·낙안·남평·능주·담양·동복·만경·무안·무주·보성·부안·순창·순천·여산·영암·용담· 용안·임실·임피·장성·장수·장흥·전주·정읍·진도·진산·진안·창평·태인·함열·함평·해남· 화순·흥덕·흥양, 42곳을 순서대로 배치했다.
하지만 각각 좌도 6곳, 우도 8곳이 누락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군현지도는 주로 지방 통치를 위해 만들어졌다.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각 군현의 수령이 지역을 다 스리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이러한 지도 제작은 관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화공들이 관여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지방의 경우는 각 군현에 화원 배치가 원활하지 못해 지역 출신의 화가가 참여했다고 전한다.
이 때문에 출품작의 경우에도 각 고을별로 화풍과 형식이 조금씩 차이를 보인 가운데 각기 제작된 지도들을 한데 모아서 활용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지방 군현지도는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들어 광범위하게 제작되었으며, 각 고을의 지리, 읍치, 도로 등 여러 내용을 담고 있어 해당 지방 지리 연구에 유용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한편 이번 경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이른바 ‘달항아리’라고도 불리는 조선시대 '백자대호'다.
18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풍만한 양감과 꾸밈없는 형태, 담백한 유백색의 피부가 돋보이는 출품작은 47.5cm에 이르는 큰 크기에도 전체적인 비례가 적당해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백자대호 중 40cm 이상의 크기는 주로 왕실행사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가치가 높음에도 그 수는 국보, 보물을 포함해 20여 점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달항아리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와 9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출품작과 비슷한 시기 제작된 달항아리가 출품돼 각각 약 60억원, 47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크리스티 출품작의 높이는 45.1cm, 소더비 출품작의 높이는 45.2cm로 이번 출품작에 비해 모두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달항아리 애호가들의 관심이 이번 경매에 집중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국내 경매사에서 거래된 달항아리 중 최고가 기록이 지난 2019년 6월 제152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서 낙찰된 '백자대호'의 3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작가 35억원에 출품된 이번 출품작이 이 기록을 다시 쓸 수 있을지 여부도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조선후기 활동한 문인화가 청류 이의성의 '실경산수화첩'은 지금까지 미술시장에서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었던 작품이다. 금강 내산과 외산, 관동팔경과 설악산의 일부 명승지를 그린 작품 20폭을 담은 출품작은 이전에 학계를 통해서 사진으로만 공개된 바 있다. 이의성은 당대 유명인사들과 교류하며 굵직한 작품을 남겼으나 다른 화가들에 비해 알려진 바나 전하는 작품의 수가 드문 만큼, 이번 경매는 직접 보기 힘들었던 그의 필치를 실견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평안북도와 평안남도를 의미하는 관서지역에 대한 현전하는 단독 지도 중 유일하게 청천강 이북지역을 담고 있으며 18세기 전반까지 제작연대가 올라가는 '관서여지도첩'과 전라도의 군현도를 모은 '전라군현도첩'등 사료적 가치가 풍부한 고지도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이와 함께 서울옥션은 '청자상감국화당초문유개잔, 잔대', '청자기린형향로' 등 고려청자부터 '은제이화문사각합, 은제이화문호'와 같은 근대시기 공예품까지 다채로운 고미술품을 준비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