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단독> 유학교육 중심지 '순창 훈몽재', 중국 대학생 80명 왔다
21일부터 27일까지 순창 훈몽재에 중국 남창대와 북경인민대 등 학생 80여 명이 와서 살고 있다. 왜 일까.
쌍치면에 자리한 ‘훈몽재(訓蒙齋)’는 조선 중기 대표 성리학자이자 인종의 스승인 하서 김인후(1510~1560년) 선생이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다. 그는 송강 정철을 비롯, 당대 내로라하는 학자들을 가르친 하서는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뤘다.
안타깝게도 훈몽재는 임진왜란·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완전히 소실됐다. 순창군이 2009년 11월 하서 후손으로부터 훈몽재 옛 터를 기증받아 17억원을 들여 다시 지었다. 훈몽재 1년 예산은 인건비·관리비 등 1억~1억5, 000만원이다. 2012년 훈몽재 자취가 남은 유지(遺址)는 전북 문화재자료 제189호로 지정됐다.
이후 훈몽재는 국문·한문·역사·민속학 등을 전공하는 교수·대학생은 물론 청소년·일반인도 한학과 유학 정신을 배우러 오면서 ‘유학 교육 중심지’로 불린다. 인구 소멸 지역인 순창군의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2017년엔 훈몽재와 한국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선생 생가터 등을 잇는 ‘선비길’까지 완공되면서 연간 1만2,000~1만8,000명의 관광객이 훈몽재를 찾고 있다.
중국 대학 측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여름 2주씩 훈몽재에 머물며 유학을 공부해 왔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간 교류가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 21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열린다.
이번 행사는 중국 북경대, 북경사범대, 인민대, 남창대, 산동대, 산동사범대학, 호남대, 천진대의 교수와 대학원생 등 8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학, 중용, 주자대전 등 전통적인 유학 경전과 하서 김인후·퇴계 이황·율곡 이이 등 우리나라 성리학자의 글을 학습한다. 방과 후에는 국악창 관람, 차 문화 체험 등 우리 전통 문화를 보고 익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김창호 원광대 사범대 학장(한문교육과 교수)은 "국내외 연구자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훈몽재 교육은 벌써 15년이 되어 간다"면서 "이곳에서 예절과 학문을 배우던 초등학생이 벌써 어엿한 젊은이가 됐다. 밤새우며 글을 읽던 대학원생은 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김충호(75) 훈몽재 산장은 "순창에서 배운 유학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 한중문화교류 프로그램도 이제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방문하는 학교들은 중국 각 지역 네트워크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참여자 중에는 학계에서 활동 중인 중견 교수도 있고, 미래의 학자를 꿈꾸는 학생들도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동아시아 지역 내 상호 이해 증진은 물론 민간 외교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고 했다.
한편 22일 오후 6시 산경가든에서 훈몽재·대학교 학술문화 교류행사 환영만찬을 가진 바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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