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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박금숙, 독일에 전주 닥종이 뽐내다

"한지인형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비인형처럼 한국은 물론 외국의 아이들에게까지 사랑 받는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전주 ㈜박금숙 닥종이인형연구소 박금숙 작가가 13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메르큐어호텔(Hôtel Mercure Clermont-Ferrand)에서 18회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는 ‘비움과 채움(Vide et Remplissage)’을 주제로 한다. 비우고 채우는 일이 우리의 삶인데 한지와 많이 닮아 있다. 한지의 기법중 ‘줌치기법’ 이 있다. 이 기법은 물과 연, 한지의 섬유질이 물을 받아들이고 뱉어내는 과정중에 질겨진다. 작가는 여기서 비움과 채움의 결정을 보았다.
2011년 전주 한옥마을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박금숙닥종이인형연구소’ 공간을 만들어 닥종이인형을 만들고 한류문화 닥종이인형 알리기에 매진했다. 가느다란 전선 위에 손수 한지를 덧붙여서 만들게 되는 닥종이 인형은 한 개를 완성하는데 자그마치 4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
"단순하게 한지를 덧붙이는 작업이 아니라 여기에 채색을 더하고 인형을 다듬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시간뿐 아니라 손길 하나에 들어가는 정성만 가득 해야만 거둘 수 있는 작품이 됩니다. 조각 작품이 흙을 깎아 내는 작업이라면, 닥종이 공예는 한지를 붙여 가는 종합예술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번 전시는 작품 ‘천년의 미소’ 시리즈를 비롯, ‘나의 객관화’, ‘순환’, ‘가치’, ‘꿈’, ‘청사초롱’, ‘노래’, ‘김장하는 날’, ‘메아리’, ‘기다림’, ‘소통’, ‘향해가다’, ‘축제’, ‘평온’ 등을 선보인다. 1년 여의 철저한 준비를 거쳐 성사시켰다면서 인형 하나에 혼을 넣는다는 일념으로 작업에 매진한다고 강조한다.
작가는 국내 뿐만 아니라 이미 프랑스를 비롯, 미국, 독일, 캐나다, 중국, 인도, 홍콩 등 해외에서도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 및 회원전을 가진 바 있다.
작가는 “비운다고 했지만 다 비워지지 않았고 채운다고 했지만 욕심만 부렸지 채워지지 않는 많은 것들로 실망하고 돌아선다. 돌이켜보니 나 자신도 한지처럼 비우고 채우는 반복으로 상처받고 치유되며 하나의 작품이 되어가고 있다. 옆에서 앞에서 뒤에서 도와 주시는 많은 손길로 인해 완성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섬유질 사이사이 쌓여가는 구김들이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 프랑스에서도 한지가 천년의 미소로 함께 하기를 바란다”면서 “개인전을 위해 애써주신 송세경 원장님(전 프랑스 한국교육원 원장)과 박선영 클래르몽페랑 한글학교 교장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송세경 전 프랑스 한국교육원 원장은 “전시회의 주인공 박금숙작가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한지 인형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전통 방법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작품 제작 방법을 시도했음은 물론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작품도 만들 정도로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다”고 했다.
작가는 18회의 개인전과 400회의 단체전을 통해 닥종이 인형의 우수성을 표현해 냈다. 그렇게 31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닥종이 한지인형 제작에 매진하며 장인의 반열에 올라선 그는 창조경영인 대상, 제5회 대한민국 한류대상(한지부문 대상), '2022 한류문화공헌대상 국회상임위원장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지조형작가협회 회원, 전북여성미술인협회 회원, 전북공예가협회 회원, (사)한국조형디자인학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